눈물의 무게 1.5t…“우리 딸 매일 입던 재킷” 엄마는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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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발견된 사상자들 옷가지와 가방·신발·안경 등 유실물 수백 점이 보관돼있다.
핼러윈을 즐기려고 친구들과 찍은 듯한 네컷짜리 스티커 사진이 삐져나온 나온 가방도 있었다.
가방 틈 속으로 공과금 고지서와 카드 영수증·화장품·마스크 등이 얼핏 비쳤다.
이날 오후 5시께까지 유가족이나 주인에게 돌아간 유실물은 총 34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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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발견된 사상자들 옷가지와 가방·신발·안경 등 유실물 수백 점이 보관돼있다. 무게만 총 1.5t이다.
“저거예요, 저거. 저 좀 보여주세요. 아아!”
바닥을 살펴보던 한 중년 여성은 가지런히 놓인 여성용 부츠를 보자마자 털썩 주저앉아 비명을 질렀다. 경찰로부터 건네받은 부츠를 품에 꼭 안은 엄마는 힘겹게 걸음을 옮기면서도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애써 눈물을 참아내려던 아빠의 안경 아래로도 연신 눈물이 흘렀다.
사상자의 지인들을 이곳에서 누군가의 부축을 받고 딸과 아들·친구·연인이 마지막으로 입고 지녔던 물건을 찾기 위한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겼다.
“이거 맞는데…. 찾았다. 맨날 입던 거잖아.”
또 다른 중년 여성은 검은 재킷을 단번에 알아보고서 울음을 터뜨렸다. 남편과 자녀들의 부축을 받던 그는 겨우 앞으로 나아가 재킷을 건네받고 끌어안았다. 경찰은 흰 장갑을 끼고 물건을 조심스레 상자에 담아 유가족에게 전했다.
이곳에는 양쪽 모두 온전히 수거된 신발만 256켤레가 있다. 한 짝만 남은 신발도 66점이다. 무릎까지 와 벗겨지기도 어려운 부츠가 그날의 급박한 상황을 대변했다.
핼러윈을 즐기려고 친구들과 찍은 듯한 네컷짜리 스티커 사진이 삐져나온 나온 가방도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이들의 행복한 순간은 그날 밤 악몽으로 변했다.
축제의 기쁨 속에 들뜬 마음으로 차려입었을 젊은 이들의 옷가지는 여기저기 찢어져 붉은 얼룩이 묻었다. 대부분 겉옷이나 웃옷인 유실물 가운데는 간혹 청바지와 반바지 등 하의도 보였다.
각종 소지품이 담긴 가방도 테이블 위에 일렬로 늘어선 채 유가족을 기다렸다. 대부분 땅바닥에서 발에 치이거나 밟혔는지 겉피가 해져 온전치 못한 모습이었다. 가방 틈 속으로 공과금 고지서와 카드 영수증·화장품·마스크 등이 얼핏 비쳤다. 한 핸드백 속에는 20대 여성의 신분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신분증이 든 가방처럼 주인이 확인된 분실물에는 이름표가 붙었다.
경찰이 미처 수거하지 못한 가방에서는 들어있던 휴대전화에서 애타게 벨소리가 울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께까지 유가족이나 주인에게 돌아간 유실물은 총 34점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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