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통위서 고개든 '경기위축' 우려…"금리인상 과도하지 않아야"

김성은 기자 2022. 11. 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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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50bp 인상 다수결로 결정한 10월 금통위
주상영·신성환 금통위원은 25bp 인상 소수의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10.1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고(高)물가 대응에 방점을 찍고 기준금리를 50bp(0.50%포인트(p), 1bp=0.01%p)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매파'(통화 긴축 선호)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어 25bp만 올려야 한다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갈려 의견 대립을 보였다.

1일 한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2년 제19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다수결로 결정한 지난달 12일 회의에서 주상영 위원과 신성환 위원은 이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하며 25bp 인상을 주장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와 비둘기파로 꼽히는 주 위원과 신 위원을 비롯해 조윤제·서영경·이승헌·박기영 위원 등 총 7인의 금통위원이 참석했다. 이번에 공개된 의사록에는 금통위 의장으로서 의견을 밝히지 않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의 의견이 익명으로 실렸다.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 의견을 낸 두 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A 금통위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약화되어 가는 모습"이라며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해 초 거리두기 해제 이후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내수회복을 이끌어온 민간소비도 고물가·고금리의 지속 및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증가세를 계속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른 조건에 변화가 없는 한, 경기와 고용을 과도하게 수축시키지 않으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을 2% 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의 상단은 3%대 초반 정도"라며 "그 수준에 도달한 후에는 인플레이션의 하락 속도와 목표치로의 수렴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bp 인상을 주장한 B 금통위원도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의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 정도는 과도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근원물가의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감안하면 그간의 정책금리 인상이 차츰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년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뿐만 아니라 국내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전망도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의 국내 물가 여건에 대응한 과도한 금리인상은 단기적으로는 물가안정에 주는 효과가 제한적이면서 중기적으로 대외 리스크 요인과 맞물려 성장경로의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다른 4명의 위원들은 고물가 대응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며 50bp 인상 의견을 내놨다.

C 금통위원은 "다양한 근원물가의 상승세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의 지속성도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통상의 인상 폭보다 큰 50bp 인상해 물가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기대쏠림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D 금통위원은 "최근 물가가 원유 등 공급요인이 아닌 근원물가 중심의 수요측 요인에 의해 상승하고 있음은 보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며 "중립범위의 기준금리 수준으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가상승압력을 낮추고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화시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 지속되고 있는 물가상승압력을 통제할 수 있는 적절한 규모의 금리인상을 통한 강력한 물가안정 의지와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원화의 실질 가치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신뢰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 금통위원은 "경기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물가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나 물가상승 수준이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상회하고 고물가의 확산과 지속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과 환율 경로를 통한 물가상승압력을 줄이는 것이 거시경제의 우선적 과제라고 판단되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는 중립금리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까지 인상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F 금통위원도 "이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처하고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전년동월대비 6.3%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여 9월의 경우 5.6%를 기록했으나 여러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거두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하여 고민했던 가장 큰 문제는 의도치 않은 과도한 경기 하락 가능성"이라면서도 "다만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가 현재의 금리 수준과 향후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금리인상 기조를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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