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른 식으로 애도하면 안되나"… 용산구 맘들 뿔났다

송혜남 기자 2022. 11. 1. 18: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용산구 일부 엄마들이 갑작스런 구립 시설의 어린이 수업 휴강에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 투데이
"애도하는 건 좋은데 어린이들의 권리는 어디로 갔나요?"

용산구 소재 꿈나무종합타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참가를 신청한 한 여성이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용산 구립 복합 교육문화센터인 꿈나무종합타운이 트램펄린 점핑 피트니스, 댄스, 드럼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강좌를 다수 휴강 처리하면서 터져 나온 불만이다.

이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용산구 애도기간을 다음달 31일까지 시행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인데 자녀를 둔 일부 용산구 주민과 어린이 프로그램 강사들은 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머니S가 취재한 결과 아직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세부적인 지침이 전달된 것은 아니다. 해당 구립 시설 관계자는 쏟아지는 엄마들과 강사들의 민원에 난처한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네이버 카페 '용산맘을 부탁해'에는 '꿈나무종합타운 어린이수업, 애도를 위해 한 달 동안 휴강?'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 A씨는 "아이가 그동안 너무 다니고 싶어하던 점핑 피트니스 수업에 겨우 등록했다"며 "그런데 이날 한 달 휴강 문자가 왔다"고 전했다. 그는 "꿈나무종합타운 어린이 수업 등록을 위해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도 취소했다"며 "국가애도기간인 11월5일까지라면 이해하겠지만 휴강 기간이 너무 길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앞서 정부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후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사고에 대한 아픔이 일시적 사고로 잊히지 않게 한다는 취지로 용산구 애도기간을 다음달 31일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용산구 애도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용산구에서 운영하는 꿈나무종합타운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다수 휴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선 용산구 주민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갑작스런 용산구 소재 꿈나무종합타운의 어린이 프로그램 휴강으로 일부 엄마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네이버 카페 '용산맘을 부탁해' 캡처
A씨는 "아이 키우는 부모 입장은 전혀 생각을 안 한다"며 "아이 수업은 배움 이상의 돌봄 기능도 있다"고 보육 공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사들도 날벼락일 것"이라며 "한 달 동안이나 일을 못하면 타격이 크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누구보다도 이번 일을 슬퍼하는 사람"이라며 "다들 저와 같이 슬픈 마음이겠지만 왜 용산구 주민에게만 이런 불편을 주면서 애도를 강조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다른 방식의 수습과 직접적인 행정적 대처가 더 중요하지 않나"라며 탁상행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꿈나무종합타운 관계자는 "아직 구청에서 내려온 구체적인 지침은 없다"며 "내부 공문을 통해 '불필요한 행사 취소'와 '엄중한 분위기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 취소' 지침이 내려와 유흥적 성격을 띠는 프로그램을 다수 휴강 처리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11월 수강료를 12월로 이월해 수강료 문제는 해결했지만 강사진과의 문제가 남았다고 전했다. 일부 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그나마 살 만해졌는데 갑자기 한 달 동안 돈벌이가 막혔다"고 막막한 심경을 전했다.

일부 누리꾼이 주장하는 보육 공백에 대한 문제도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꿈나무종합타운은 11월 한달 동안 ▲댄스 5강좌 ▲노래교실 ▲드럼 ▲오케스트라 ▲트램펄린 점핑 피트니스 등을 휴강 처리했다. 이 센터는 주로 오후 시간대에 어린이가 방과 후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로 인한 휴강으로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용산구 가구의 보육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각종 맘카페에선 "어린이들의 권리는 어디로 갔나" "하루종일 침울할 정도로 애도하지만 아이들의 교육프로그램은 행사나 축제가 아니다" "이러니 저출산이지" 등 불만이 폭주했다.

하지만 아직 지자체 차원의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용산구 관계자는 머니S와의 통화에서 "구 차원의 공식 지침은 아직 없다"며 "세부적인 지침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국가애도기간 동안 애도와 동시에 용산구 주민과의 상생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머니S 주요뉴스]
이윤지·알리, 故박지선 납골당 방문… 그리움 '뭉클'
한신공영, 미분양 폭탄에 자금경색 수면위로
"천국에서 푹 쉬길"… 정재호, 이태원서 지인 잃어
송윤아 인성 이 정도?… 정정아 "정말 왜이러세요"
"다른 방식 애도 안되나"… 용산구 맘들 뿔났다
유아인이 '이태원 참사' 원인?… "한국에 없어"
태영건설 등 대형건설업체도 '자금난 경고음'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 임수향, 이지한 추모
50억 재력가라더니… "짝퉁 의혹? 그게 중요한가"
"왜 이리 말랐어?"… 유깻잎, 몸무게 인증 '눈길'

송혜남 기자 mikesong@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