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시진핑 장기집권 시대의 한국경제

김충제 2022. 11. 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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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 있었던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와 연이은 중앙위 1차 전체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시진핑 3연임과 시진핑 집권 3기를 이끌 지도부(상무위원)가 확정되었다.

이 같은 지도부 인선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우려는 곧 중국 기업들의 주가 폭락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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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에 있었던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와 연이은 중앙위 1차 전체회의를 통해 공식적으로 시진핑 3연임과 시진핑 집권 3기를 이끌 지도부(상무위원)가 확정되었다. 파벌이 공존하면서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했던 과거와 달리 시진핑 본인을 제외한 상무위원 6명 전원이 이른바 측근 그룹인 '시자쥔'으로 분류되어 사실상 시진핑 1인 체제가 완성되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중국 경제가 마주한 도전이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무위원 중 경제통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도부 인선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우려는 곧 중국 기업들의 주가 폭락으로 나타났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예상되는 향후 중국 경제는 개방과 성장보다는 통제와 분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 명확해 보인다. 또한 당대회에서 제시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목표가 중국의 어떤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 사회주의 색채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진핑 주석은 3연임 확정 이후 첫 외부일정으로 마오쩌둥의 옌안 혁명 유적지를 방문해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현재 공급망 고립에 처한 중국의 어려움을 타개할 노선을 마오쩌둥 시대의 구호를 빌려와 제시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경제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자력갱생'과 '공동부유'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운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역사적으로도 사회주의 강화가 국가경제의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진 예가 없다. 부동산 관련 부채, 인구감소 위기, 성장률 하락 등 산적한 과제가 사회주의를 더욱 강화한다고 해결될 리가 만무하다. 오죽하면 미국 언론이 시진핑의 3연임은 미국에 축복이라고 비꼬기까지 했겠는가. 물론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역할이 단기간에 크게 축소될 리는 없겠지만 지금과 같은 시진핑 통치철학이 장기간 관철될 경우 -현재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 향후 세계 경제에서 중국 경제의 존재감은 지금과는 사뭇 다를 것이다.

중국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도 그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겠지만 이제 '탈중국'은 미·중 패권경쟁으로 강제된 현상이 아니라 중국이 스스로 하락의 길을 선택함에 따라 한국 경제로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하루빨리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조정해야 할지를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중국 경제의 하락세가 예정되어 있다면 생산기지로서도, 소비시장으로서도 중국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비중을 축소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극단적으로 중국이 없는 세계를 가정하고 생존할 수 있는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즉 중국 없이도 원료 및 중간재, 생산기지, 수요시장 등을 확보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공급망과 판매시장 구축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 이는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부는 세계가 중국과 그 동맹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의 두 블록으로 나누어지고, 각 블록 내에서만 경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 같은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질을 가지도록 정책적 지원과 경제운용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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