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문 열고, 전용기 띄우고.. “루이비통·샤넬은 떠나, 뭘 보러 가나”
“중국인 의존도↓ 일본·동남아권 비중↑”
면세점, 주말 영업 재개.. “개별고객 겨냥"
‘에루샤’ 이탈, 낮은 면세한도 '첩첩산중’
중국, 정부 지원 집중.. 경쟁력 구축 시급
코로나19로 굳게 닫혔던 해외 하늘길이 열리고, 국제선까지 정기적으로 뜨기 시작하자 관련 산업이 숨통을 트고 있습니다.
단축 영업이다, 주말엔 문을 걸어 잠갔던 외국인 면세점이 먼지를 털고 영업 재개에 나서는가 하면 카지노는 전세기까지 동원해 현지 고객을 실어 나르는 공격적 마케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비약적인 매출 개선보다, 가능한 부분에 일말의 희망이라도 걸어보는 심정이 더 큰데 갈 길은 멀어보입니다.
제대로 ‘손님’만 오면 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항공편 확충은 물론, 일명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3대 명품 브랜드도 줄줄이 빠진 상태라 유인책 마련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습니다.
■ 카지노업계, 개선 기대감 증폭.. “전세기까지 투입”
최근 카지노업계 분위기가 밝아졌습니다. 재개 속도가 빨라지는 해외노선 덕이 큽니다.
지난 6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태국 그리고 11월 11일 일본 오사카 매일 직항편 운항을 앞둬 더 그렇습니다.
급기야, 직접 전세기를 띄우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VIP 전용 전세기까지 투입해, 이달만 두 차례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을 오갈 예정입니다.
■중국 의존도 낮춰.. 항공 재개·편수 관건
여전히 봉쇄 조치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계속 대두되고 있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중국 이외의 외국인 입국에 따른 영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외 여타 국가들과의 트래블 버블 체결이나 PCR 검사와 격리 면제 조치 시행 이후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주변 카지노 업계 실적이 빠르게 반등한 것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 의존도는 낮아졌고, 대신 국제선 항공기 운항 편수가 실적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내국인 입도 계속.. 호텔·리조트 등 성장 계속
제주를 찾는 내국인 입도객 수가 크게 줄지 않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올해 연간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입도객은 2019년 1,350 만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때문에 호텔·리조트 부문 매출 실적을 견인할 객실 점유울이나 식음류 부문의 매출 성장을 꾸준히 유지시킬 기초체력을 견실하게 유지할 수 있어, 점진적인 카지노 성장과 함께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아시아 카지노 거점 성장 기대.. “노선 재개, 확충 관건”
카지노업계에선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과 함께, 마카오 카지노 시장 규제가 아시아권 카지노 산업 지형도를 바꿀 분기점으로 꼽았습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과도한 규제로 이어졌고,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컸던 마카오 카지노 산업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상황에서 마카오 정킷(Junket.원정 카지노 알선) 영업이 축소돼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VIP 고객을 중심으로 제주가 급부상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를 찾으려는 수요는 이어지지만 제한된 항공 인프라가 걸림돌이 됐다”며 “전세기를 동원한 게 어느정도는 분위기 전환과 카지노 실적 회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 정기편이 계속 유지되면서, 노선 확충으로 이어지는 게 가장 관건”이라고 내다봤습니다.
■ 롯데면세점 11월.. 신라면세점 12월 "주말 영업 재개"
그간 주말 영업을 접었던 면세점도 다시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의 경우, 11월부터 주말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낮 12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을 하기로 공지했습니다.
그전에도 태국 단체 관광객 예약이 들어오면 일시적으로 문을 열긴 했지만, 공식화하고 운영하진 않았습니다.
티웨이항공이 11월 11일부터 일본 오사카노선을 매일 취항하기로 하면서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달부터 매일 일본 직항편이 운항하고 일정 고객들이 들어오는만큼, 손님맞이 차원에서 영업 일정을 조정했다”며 “단체는 물론, FIT(개별)가 언제 어떻게 방문할지 모르는만큼 주말에도 일정 시간을 정하고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11월 한 달 운영 이후 입점객 유입 정도와 매출 상황 등을 점검하고 지속 운영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은 12월부터 주말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평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영업 중입니다.
현재까진 동남아 등 고객 비중이나 매출 영향이 미미하던게, 일본 등으로 고객층이 다변화되고 매일 수요가 생겨나는 만큼 브랜드라인 재편 등 준비를 서두를 계획입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브랜드별 매장 인력 확보 등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각 입점 브랜드와 협력사들에 이미 관련 공문을 보낸 상태"라며 "12월부터 주말 영업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일본 관광객을 비롯한 다양해질 고객층에 걸맞는 브랜드와 제품군 구비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명품 이탈, 브랜드 확보 ‘비상’.. 中 위협 “유입책 한계”
브랜드 유치, 입점엔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알만한 명품들이 적잖이 브랜드라인을 이탈한 상황입니다.
올초 루이비통에 이어 샤넬이 시내 면세점에서 철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발을 뺀 브랜드들은 줄줄이 중국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명품 3대장이라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브랜드 가운에 일찌감치 두 개가 빠졌고, 웬만한 브랜드들 역시 몸값이 오를데로 올랐습니다.
대부분 자국 면세산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쏟는 중국내 국가면세지구 하이난 등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도 하이난을 방문해 면세 쇼핑을 즐길 수 있고, 6개월간 온라인으로 면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소비 규모 역시 적잖습니다.
면세품 구매 한도만 해도 10만 위안(약 1,980만원)에 이릅니다.
게다가 하이난 당국이 지난달 중국면세점그룹(CDFG), 왕푸징 그룹 등이 운영하는 면세점 2곳을 추가 승인하면서, 세계 최대 단독면세점으로 여겨지는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국제면세타운까지 지난달 28일 개장했습니다.
800여 개의 글로벌·중국 유명 브랜드가 입점했고, 개장 당일에만 4만4,000명 이상, 6,000만 위안(118억 원 상당)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이난 섬 전역에만 11개 대형 면세점이 입점했고, 이날 총 매출만 7억 위안을 넘어 면세점 일일 매출 사상 최고치인 2배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입니다.
■ 낮은 면세한도, 고환율 등 난제 계속
카지노업계와 달리 중국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익 구조를 당장 깨기 어려운 산업 특성도 한계로 작용합니다.
높게는 90%이상 중국 소비자 등에 맞춰 구성한 브랜드라인을 당장 고객 다변화라며 분산시킨다거나, 대체할 브랜드를 찾아 유치하는게 쉬운 일도 아닌 탓입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대체재가 부족한게 당장의 과제라, 우선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입점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더불어 백화점 등을 연계해 인지도 있는 로컬 브랜드를 유치하는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에 위축된 경기에,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할인 등 마케팅 관련 비용이 증가한데다 고환율까지 맞물리면서 내국인 대상 고강도 프로모션까지 지속적으로 벌여온 면세점업계로선 사실 체력이 소진될데로 소진된 상황입니다.
때문에 시장 다변화도 좋지만 주 수익원이던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代工)' 등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중장기적으로 낮춰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 정부 정책 지원 등 뒤따라야 지적도
이 같은 자생력 구축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가장 큰 기대를 거는 건 특허수수료 감면으로, 2014년부터는 매출액 기준으로 재편되면서 면세점마다 코로나에 수익이 없어도 법인세부터 기타 세금, 수백억 원의 특허수수료 부담에 휘청이는 실정입니다.
관광객 유치 과당경쟁 해소를 위한 송객수수료 상한선 책정 요구도 잇따릅니다.
중국인 보따리상이나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로, 지난해의 경우 면세점의 송객수수료 지출 비용만 3조9,000억 원에 이를 정도입니다.(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실)
또 지난 9월 6일부터 기본 면세 한도가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조정했지만, 일본 20만 엔(1,340달러)으로 우리나라보다 높고 중국은 5,000위안(700달러)이지만 하이난은 면세특구로 10만 위안(1만3,7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격차를 벌린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출 상황이 아닌데다 당장 매출 구조에 안정을 장담할 단계도 아니”라며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선 1,2년 정도 더 필요하다고 본다. 그전까지는 크루즈 정상화와 항공편 확충 등 유치 기반을 더 갖춰야 하고 정책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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