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156명…전국서 눈물 속 발인 엄수
어제(31일)는 저희가 특보로 관련 소식을 다뤘는데, 오늘 정치부회의 이태원 참사 소식 중점적으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참사로 인한 희생자, 어제보다 2명 더 늘어났습니다. 오늘 한 명의 희생자가 더 발생했다는 속보가 나왔죠. 그런 가운데 희생자들의 발인도 오늘부터 시작됐는데요.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절절한 사연도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분향소에는 애도를 표하는 시민들의 발길 역시 이어지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뉴스픽5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 PRAY FOR ITAEWON >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6명으로 늘었습니다. 중상을 입었던 20대 여성 2명이 어젯밤과 오늘 아침 숨졌습니다. 부상을 입은 사람은 151명입니다. 그중 40명이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제 중대본 회의를 마치고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와 이태원 사고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시민들께서 조문하시고 애도하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유가족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 위로해주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열기 뜨겁습니다. 전국 곳곳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지 오늘로 이틀째죠. 어젯밤 늦게까지, 또 오늘 새벽 같이 추모의 발걸음을 옮기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서 왔다", 오늘 새벽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한 조문객이 남긴 말인데요. 모두 같은 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도 조문 인파가 몰렸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김민선/추모객 (JTBC '뉴스룸' / 어제) : 남일 같지가 않아가지고. 저도 가끔씩 여기 다 지나다니는데…]
[박봉근/추모객 (JTBC '뉴스룸' / 어제) : 에너지 발산하잖아요. 여기도 와서 발산하고 싶어 왔는데 뜻하지 않은 사고에 의해 너무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니까 가슴이 참 미어지더라고요.]
온라인 공간에서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PRAYFORITAEWON 이 해시태그를 달고 애도의 뜻 표하는 글, 한 SNS에만 2만개 가까이 올라왔습니다. 다른 SNS에 올라온 글들도 좀 살펴 보면요. "아직 피지 못한 아까운 사람들" "꽃보다 아름다운 청춘들의 명복을 빈다"는 메시지와 함께 "슬픔과 안타까움의 골이 너무 깊어 내뱉기조차 힘들다"며 아픈 심정을 나타낸 글도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번 비극에 고통받고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 부디 스스로를 탓하지 않으시길"이라며 위로를 건네는 누리꾼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런 분들한테 건네는 위로겠죠.
[김은지/추모객 (JTBC '뉴스룸' / 어제) : 빨리 나가서 다른 시민분들처럼 CPR을 하든지 뭔가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전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가지고…]
여기에 문화계와 연예계, 종교계의 추모도 이틀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악가 조수미 씨는 "젊은 영혼들과 유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본인의 SNS 계정에 글을 올렸고요. 피아니스트 김선욱 씨도 희생자와 유족에게 애도와 위로를 건넸습니다. 김씨는 오늘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취소된 콘서트에서 독주회를 가질 예정이었죠. 또 가수들은 컴백 일정을 미루고 매일 공개하던 콘텐트 업로드 일정, 일제히 취소했고요. 종교계 역시 추모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막이 오른 '가을야구', 이번 주에는 시구도 단체 응원도 없이 엄숙하게 치러집니다.
[김원형/SSG 감독 (어제) :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홍원기/키움 감독 (어제) : 한 가정의 아빠, 또 부모로서 많은 아픔을 동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픽은 < 발인 엄수 > 입니다. 오늘부터는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의 발인이 시작됐습니다. 일찌감치 신원 확인과 검시 절차를 마치고 가족들의 품을 찾아간 희생자들인데요. 아직 발인을 앞두고 있는 희생자들의 빈소들은 눈물 바다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 예기치 못한 참사에 상주 자리를 지키는 것은 고인의 친구들입니다. 그런 친구들을 보는 유족의 마음은 다시 한번 무너져내립니다.
[희생자 김모 씨 어머니 (JTBC '뉴스룸' / 어제) : 무뚝뚝함 속에서 엄마를 살피는 것. 자기는 항상 엄마 옆에 있어야 된다는 거, 그런 거를 항상 얘기했었어요. 왜 그 좁은 골목에 사람을 다 그리 몰아놓고. 이게 지금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고요.]
생때 같은 자식, 살가웠던 지인을 하루 아침에 잃은 이들의 마음은 감히 상상이 안 됩니다. 22살 무용학도였던 고 최수빈 씨, 3주 앞으로 다가온 졸업작품전을 함께 준비하던 단짝 언니와 지난 토요일 이태원에 나섰는데요. 사고 현장이었던 골목. 둘은 앞뒤로 붙어 있었고, 갑자기 밀려오는 힘에 최씨는 언니 위로 쓰러졌다고 합니다. 단짝 언니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는데요. 그때 본 최씨의 모습이 마지막이 됐습니다.
[고 최수빈 씨 단짝 언니/생존자 (JTBC '뉴스룸' / 어제) : '넌 언니가 죽으면 어떨 것 같아' (물어본 적이 있는데) 막 울면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자기는 언니 없으면 서울 생활 못 했다고…' {혹시 수빈 양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원래 둘이 속 얘길 되게 많이 해요. 하고 싶은 말이 없어요, 솔직히 너무 많이 해서, 수빈이한테…]
희생자 중에는 한류 콘텐트 인플루언서를 꿈꾸던 21살 베트남 유학생도, 또 교환학생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던 미국인 간호대 학생도 있었습니다. CNN은 이 간호대 학생이 브래드 웬스트럽 오하이오주 연방 하원 의원의 조카라고 보도했는데요. 웬스트럽 의원은 성명을 통해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고 우리는 그를 정말 사랑했다"며 추모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남은 유족들을 더 슬프게 하는 것, 바로 사고 당시의 흔적입니다. 그렇지만 하루 아침 이별한 가족과 지인의 흔적, 하나라도 더 찾고 싶을 텐데요. 아비규환이었던 이태원 참사 현장, 거기서 나온 유실물만 1.5톤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이 유실물 보관소를 서울 용산구 원효로 실내 체육관에 차렸는데요. 사진 하나, 옷가지 하나 유품을 찾아보려는 유족들의 발걸음, 이어졌고요. 당시 현장에서 살아나온 생존자도 어렵게 이곳을 찾았습니다. 지금도 참사 당시 기억이 생생합니다.
[장여진/피해 부상자 : 원래 거기 상인 분들이 제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고 계속 빼주려고 하셨는데 너무 꽉 껴서 절대 안 빠지는 상황이어가지고 그냥 계속 최소한 숨만 어떻게 쉬면서 기다리는 상황이었다가 마지막에 소방대원분들이 오셔서 빼주신 거고, 구조되기 전까지는 산소호흡통 같은 것도 숨을 잘 못 쉬니까 뿌려주시고 물도 누가 위에서 뿌려주시고 정신 잃으려고 하니까 다른 분들이 이렇게 얼굴도 탁탁 만져주시면서 정신 차리고 있으라고 이렇게 많이 격려를 해주셨어요.]
장씨는 사흘 만에 현장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가방도 다시 찾았는데요. 어떤 마음일까요.
[장여진/피해 부상자 : {가방 전체를 그러면 찾으신 거예요?} 가방은 찾았는데 이게 안에 이제 지갑은 아직 못 찾은 상태여서, 지갑은 따로 다시 나중에 확인을 해보려고요. {가방에 좀 뭐가 많이 묻은 거 같긴 한데…} 아, 네. {막상 찾으셨을 때 이런 잔해 묻어있으니까 심경 같은 건 혹시 좀 어떠셨을지…} 그냥 너무 안타깝고, 희생자분들 너무 불쌍하고 너무 마음이 아파요.]
이 유실물 센터, 오는 6일까지 24시간 운영됩니다.
그리고 세 번째 픽은 이번 참사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 20대 > 입니다. 이번 참사로 인한 20대 희생자, 104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이에 따라 희생자들이 재학 중인 서울 시내 대학 곳곳에도 분향소가 마련됐는데요. 사고 현장을 직접 간 20대가 아니더라도 우리 청년들, 이번 참사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죠.
[김채아/추모객 (JTBC '뉴스룸' / 어제) : 토요일에 있었거든요. 그때 제가 그냥 간 게 마음이 좋지 않아서… 마음이 너무 아쉬워서, 안타까워서 오게 된 것 같아요.]
[고예인/대학생 (JTBC '뉴스룸' / 어제) : 초반에는 뭔가 블러(가림) 처리가 안 된 상태로 많이 돌아다녔다 보니까 보게 된 게 몇 개 있었는데 확실히 그 충격도 보는 사람도 충격이 있는 것 같아요.]
20대의 '대형 참사' 경험,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99년 유치원생 13명 등이 숨진 씨랜드 화재, 그리고 2014년 고등학생 250명을 포함해 304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 지금의 20대들이 어릴 적, 또 중고등학생일 때 겪은 일이죠. 그렇게 자신들의 또래가 한꺼번에 희생되는 모습을 성장기의 중요 순간마다 지켜본 20대입니다. 일상에서의 안전도 이제 쉽게 믿지 못하게 됐습니다.
[오현석/대학생 (JTBC '뉴스룸' / 어제) :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쪽에 사람이 많으니까 일부러 다른 출구를 가야겠다. 콘서트도 이제 스탠딩은 되게 무서워서 못 갈 것 같고.]
전문가들도 바로 이 '누적된 트라우마'를 걱정합니다. 회복 탄력성, 쉽게 말해 위기를 겪은 뒤 회복하는 힘이 매우 중요한데요. 참사를 반복적으로 겪다 보면 이 부분이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막을 수 있는 것, 바로 주변 사람들과의 유대감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심민영/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 친구들에게 아까 제가 회복 탄력성의 어떤 가치나 믿음, 어떤 통제감을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런 이 사고들이 이제 누적됨으로써 세상이 너무 위험하다든가 우리 자신을 너무 무력하게 볼까 봐 이런 것들이 굉장히 좀 우려가 되더라고요. {그 세대가, 우리 세대한테는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야, 이렇게 자괴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우리가 도와줘야 된다는 거예요.} 맞습니다.]
네 번째 픽은 < "안전교육 강화" > 입니다. 이번에는 우리가 또 관심을 쏟아야 할 10대 청소년들 이야기입니다. 이번 참사에서 10대 희생자, 12명 나왔습니다. 어제 한때 40대 여성으로 알려졌던 마지막 신원 확인자도 결국 10대로 밝혀졌는데요. 최연소 희생자는 엄마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던 16살 여중생 A양이었습니다. 그만큼 모녀 사이도 좋았다는데요. 이 둘을 찾으러 이태원을 찾았던 A양의 이모까지 세 명 모두 참변을 당했습니다. 조희연 교육감,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서울교육청에도 합동분향소 차렸습니다.
[조희연/서울시교육감 (어제) : 특별히 안타깝게도 우리 학생들도, 학부모도, 또 우리 선생님도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정말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저희가 관계기관과 협력해서 저희가 협력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으로 사태 수습과 사후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 일선 학교들도 핼러윈 행사를 취소하고 추모에 동참했는데요.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온 안전교육, 미비했다는 지적 나오고 있습니다. 헌재 학교 안전 교육은 7대 영역 표준안에 따라 진행됩니다. 7대 영역 중에는 재난안전이 있는데요. 여기에 이번 이태원처럼 대규모 군중 밀집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 그리고 대처법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여기에 일찌감치 대규모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핼로윈, 교육 당국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별도의 안전 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 대상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교육 내실 있게 강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이번 사고로 어린 학생들의 피해도 컸습니다. 다중 밀집 장소에서의 안전 수칙 등을 포함한 안전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해서 안전교육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참사가 벌어지고 난 뒤에야 '사후약방문'식으로 진행된다는 점, 여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요. 이번 참사로 남겨진 과제들, 무거운 마음으로 하나씩 해결해나가야겠죠.
그리하여 오늘의 마지막 픽은 < 남겨진 과제 > 입니다. 국가 애도기간인 이번 주 출근길 약식회견도 중단한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그대신 이번 사고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이태원역 인근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이태원 참사를 주제로 열린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했습니다. 원래 국무총리가 세종에서 주재할 예정이었던 회의를, 용산에서 연 것입니다.
[제48회 국무회의 :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는 이른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는 인파 사고의 관리 통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인파 관리 또는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개발이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조만간 국가안전시스템 점검 회의를 개최할 계획도 밝혔는데요. 여기에 맞춰 정부는 또 이러한 대책들, 준비 중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수사 진행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경찰과 국과수 합동 현장감식을 실시하였고, 이번 사례와 같이 주최자 없는 행사를 위한 안전관리방안도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1월 3일부터 지역축제에 대한 정부합동점검도 실시하겠습니다.]
주최자 없는 행사, 이번 이태원 참사의 맹점으로 꼽히고 있죠. 여기에 대한 대책과 함께요. 교육 당국을 중심으로 학생 희생자와 부상자가 나온 학교에 대해 심리 치료와 정서 상담도 실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와 상담으로 단번에 치유될 트라우마가 아니라는 점, 모두들 잘 아실 것입니다. 마음이 힘든 시기, 우리가 지녀야 할 자세 전문가들은 이렇게 조언하는데요. 평소보다 좀 긴 분량이지만 함께 귀 기울여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찬승/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 사고가 소식이 급속도로 빠른 속도로 전달되고 퍼지면서 이태원 현장에 대한 어떤 '거기를 왜 갔냐'는 식의 그런 비난이나 혐오성 발언들이 많이 퍼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이러한 재난은 누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특히 거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우리가 어떤 재난을 당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이건 어떤 개인을 비난하고 개인을 혐오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비난과 혐오는 트라우마를 악화시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위로와 공감입니다. 위로와 공감이 트라우마를 치유합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이태원 참사 관련 소식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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