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연5% 단기 발행어음 쏠쏠한 금리… 증권사 CMA로 뭉칫돈이 몰린다

이윤희 2022. 11. 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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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던 돈을 회수해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에 넣어두려는 '역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기예·적금 가입만으로 연 6%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보험이나 저금리 상품 끼워팔기 등 우대조건을 맞추다보면 실제로 적용받을 수 있는 금리는 훨씬 낮아진다.

일정 기간 돈을 묶어두지 않아도 되고 가입 조건도 없는 증권사 발행어음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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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계좌 잔액 11조9322억 전년비 50% 이상↑
계좌 입출금때 어음 자동 매수·매도하는 상품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서 판매
손실 가능성 낮아… 주식·펀드 대안으로 부상

#서울에서 중견기업을 다니는 김 과장은 최근 증권사 특판 상품으로 출시한 연 5.7% 수시입출금 상품에 가입했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 예·적금 상품도 있지만 가입금액 제한과 까다로운 금리 우대조건 등이 없는 게 매력적이었다.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던 돈을 회수해 금리가 높은 예·적금 상품에 넣어두려는 '역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기예·적금 가입만으로 연 6% 이상의 이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보험이나 저금리 상품 끼워팔기 등 우대조건을 맞추다보면 실제로 적용받을 수 있는 금리는 훨씬 낮아진다. 일정 기간 돈을 묶어두지 않아도 되고 가입 조건도 없는 증권사 발행어음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11조54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잔액(7조4646억원)와 비교해 54.7% 급증했다. 지난 상반기말(10조4274억원)과 견줘서도 1조원 이상 늘었다.

증권사 CMA는 주식 종합계좌로, 주식투자 대기자금의 성격을 가진다. 운용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머니마켓랩(MMW)형 △발행어음형 등으로 나뉜다. 발행어음형 CMA는 계좌 입출금 시 발행어음을 자동 매수·매도하는 상품이다. 증권사가 직접 자금을 운용해 다른 유형의 CMA보다 금리가 높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고객을 수취인, 증권사를 지급인으로 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약속어음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선정된 증권사만 사업을 인가해준다.

이들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의 200% 이내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개사가 해당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 때문에 예금자보호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발행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어 저위험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수시입출금 상품인데다 금액 상한선도 가입조건도 없어서 목돈을 안정적으로 굴리려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특판 상품이 출시되는 경우에는 순식간에 가입한도가 소진되기도 한다. 다만 약정형 상품을 중도에 인출하면 약정 수익률의 50%만 받아야 하는 등의 불이익이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줄줄이 올려잡으며 1년 만기 상품의 경우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웃돈다. 한국투자증권은 토스뱅크를 통해 판매하는 1년 만기형 발행어음 특판 상품의 금리를 이달 초 연 4.5%에서 5.3%로, 최근엔 5.7%(세전 기준)까지 올렸다. 자체 판매하는 발행어음에 대해서도 1년 만기형 상품 금리는 4.75%에서 5.10%로 높였다.

미래에셋증권도 1년 만기 발행어음의 금리를 연 4.10%에서 5.05%로 인상했다. KB증권의 1년 만기 금리는 5.0%, NH투자증권은 1년 만기 4.50% 금리 상품을 판매 중이다. 10년 만에 연 3% 기준금리 시대를 맞으며 증권사 발행어음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24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 발행어음 금리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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