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고 직전"…참사 4시간 전부터 들어온 신고 11건

사진=뉴스1

경찰이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등 112신고를 11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중 4건에 대해서는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나머지 건에 대해서는 전화로 '현장에 경찰이 배치돼 있다'고 안내 수준의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1일 사고 당일 이태원 인파 관련해 압사 사고 위험성을 알리며 경찰의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112신고 접수 녹취록 11건을 공개했다.

첫 신고 시각은 오후 6시 34분이다. 이는 사고가 난 오후 10시 15분보다 4시간 가까이 이른 시점이다. 신고자 A씨는 "골목에 지금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며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아무도 통제 안 한다.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좀 뺀 다음에 안으로 들어오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인파 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신고는 계속 이어졌다. 오후 8시 9분 두 번째 신고자 B씨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체돼 밀치고 넘어지고 난리가 났고, 다치고 하고 있다"면서 "이것 좀 단속해줘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오후 8시 53분 네 번째 신고자 C씨는 "사람들이 많아서 거의 압사당하고 있다"며 "아수라장이다. 아수라장"이라고 말했다.

다섯 번째 신고자 D씨는 "인파가 너무 많아서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라면서 "여기 와서 통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신고도 있었다. 오후 9시 7분 일곱 번째 신고자 E씨는 "여기 지금 사람들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라며 "사람들이 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드린다"고 했다.

오후 9시 10분부터 사고 직전인 오후 10시 11분까지 이어진 8~11번째 신고 모두 압사 사고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찰이 조처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신고 내용을 보면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이었다면서 "그럼에도 112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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