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태원 참사’ 사흘 만에 사과…눈물 흘리며 “죄송하다” [전문]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압사 참사 사흘 만인 1일 사고 희생자에 사과했다. 오 시장은 사과에 나선 계기를 묻는 질문에 한 희생자의 사연을 언급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이번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책임소재는 향후 이뤄질 경찰수사로 공을 넘겼다.
오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장소나 행사에 대해서도 안전사고 위험이 없도록 지금부터 촘촘히 챙기고 정부와 함께 관련 제도를 완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 이와 같은 참담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 시장은 사과 입장문을 밝히게 된 계기에 대해 “어제까지는 경황이 없었다”며 “늘 마음속에는 언제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하나 고민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그는 한 시민의 사연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 시장은 “어제 찾아뵀던 국립 의료원에 스무살 딸을 두신 분에 위로의 말씀을 전하자 ‘딸은 살아날거다,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아침에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사죄의 말씀이 늦어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서울시의 책임소재를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수사기관에 수사가 예상이 된다”며 “한 시민단체가 고발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조만간 수사가 계속될 거고 자연스럽게 책임의 소재가 밝혀지리라 생각된다”고 말을 아꼈다.
용산구청에 대한 자치사무 감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감사 파트와 논의했는데 자치사무 감사는 어렵다고 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며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자치구 감사를 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대형 참사가 벌어졌기 때문에 (서울시) 안전총괄실의 존재이유, 구성, 각자 역할분담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말이 나왔지만 지자체와 경찰 간 유기적 협조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절실하다. 서울시와 경찰이 어떻게 앞으로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촘촘하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오 시장 사과 전문
지난 10월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의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분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현재 치료를 받고 계신 부상자분들도 조속히 쾌차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먼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특별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울시에서는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고, 유가족과 부상자, 그리고 이번 사고로 슬픔을 느끼고 계신 모든 시민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장례를 치르고 계신 유가족들께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서 도와드리고 있고, 이번 사고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으신 분들을 위한 전문가 심리 치료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계신 유족분들은 지속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장소나 행사에 대해서도 안전사고 위험이 없도록 지금부터 촘촘히 챙기고 정부와 함께 관련 제도를 완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참담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응급구호에 동참해주신 시민, 사고현장의 구급대원, 부상자 치료 의료진, 유가족을 지원 중인 관계 공무원분들의 헌신적인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번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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