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퇴`에 한은서도 우려 목소리…`비둘기파` 발언 힘 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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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결정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대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 금리인상도 속도조절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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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소비자물가 발표 주목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을 결정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금리 상승 여파로 민간 소비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대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 금리인상도 속도조절에 들어갈지 주목된다.
한은이 1일 공개한 19차 금통위 의사록(10월 12일 개최)에 따르면 통화정책방향 토론에서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인상을 제안한 금통위원은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상품교역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서비스교역도 운송 및 여행서비스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경기의 하강을 가속화하고 금융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황에 대해서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의한 공급 부족 문제는 점차 해소되어가고 있으므로 물가상승압력의 확대를 경계할 단계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여전히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 나가되, 점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금통위원은 환율 변동성 심화와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 목소리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경기 하락과 금융불안정을 야기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통화정책의 파급시차를 감안하면 그간의 정책금리 인상이 차츰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년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25bp 인상 의견을 냈다. 그는 "국내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전망도 상당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국내 물가여건에 대응한 과도한 금리인상은 단기적으로는 물가안정에 주는 효과가 제한적이면서 중기적으로 대외 리스크 요인과 맞물려 성장경로의 추가적인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50bp 인상이 유력했던 지난 금통위에서 이같은 소수의견이 나온 것을 두고 시장에선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생산과 설비 투자가 감소하고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 신호가 곳곳에서 터지는데다 채권시장 자금 경색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우리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우선 2일 발표될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의 최대 목표가 물가안정인만큼 물가가 내림세를 보이고 내림폭도 커졌다면 긴축 경로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과 7월 6%대를 기록했다가 8월 5.7%, 9월 5.6%를 기록하면서 상승폭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
다만 최근 발표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여전히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다. 한은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10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9월(4.2%)보다 0.1%포인트 오른 4.3%로 나타났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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