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액 누출 감지해 화재 막는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촉발한 경기 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배터리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번 화재 사고의 원인이 된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예비 배터리는 사실상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한다. 최근 수년간 ESS 화재가 잇따른 데다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따른 위험성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이 선보여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방재기술 전문기업 유민에쓰티는 ESS 폭발의 원인이 되는 배터리 누액 현상을 초기에 감지하는 폭발방재 센서를 개발해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고 1일 밝혔다.
김동환 유민에쓰티 대표는 "2차전지로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나 ESS는 전해질이 액체로 구성돼 있어 온도 변화에 따른 배터리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따른 누액 등 배터리 손상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1년3개월여 만에 ESS 화재 예방 시스템 센서 개발에 성공해 최근 국내 배터리 대기업의 품질 테스트도 통과했다"고 전했다. 2004년 설립된 유민에쓰티는 2007년 위험한 액체의 누액을 감지하는 전자인쇄회로 기반의 필름형 액체감지 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미세한 양의 액체가 스치듯 닿아도 0.1초 만에 이를 감지하고 알람을 울린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인증한 제품으로 센서 오작동을 99.9% 이상 잡아낸다"며 "불산, 황산, 염산, 암모니아, 수산화나트륨, 과산화수소 등 모든 유해화학물질은 다 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종류의 액체를 감지할 수 있는 유민에쓰티의 누액감지 센서는 정유, 화학플랜트, 건설, 정보기술(IT), 발전소 등 액체를 사용하는 모든 장소에 적용 가능하다. 이미 기흥, 화성, 평택, 파주 등 수도권의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는 유민에쓰티의 누액감지 센서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적은 양의 약액도 민감하게 잡아내면서 화학물질 방재 분야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유민에쓰티는 석유화학업체,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데이터센터, 중공업, 자동차 관련 업체 등 국내 1300개 이상 업체에 납품하는 실적을 보유했다. 해외에서도 대만 TSMC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뿐 아니라 최근에는 애플과 아마존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설비·시설이 노후화한 산업단지 화학플랜트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실제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LG화학은 화학물질 사외배관을 더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작년부터 유민에쓰티의 누액감지 시스템을 도입해 설치했다. 김 대표는 "산업단지에 설치된 사외배관은 산단에 입주한 공장들끼리 고압가스나 화학물질 등 위험물을 주고받는 데 쓰이다 보니 손상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민에쓰티는 단순히 센서만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액 관련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유민에쓰티는 국내 센서 기업으로는 최초로 중동에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덤그룹에서 투자를 받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설립되는 합작회사는 현지 제조공장에서 직접 필름형 액체감지 센서를 생산해 중동과 아프리카 등 15개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평택/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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