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당할 것 같아요"…이태원 참사 4시간 전부터 11차례 구조요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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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톤호텔 골목에 사람들이 오르내리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압사당할 것 같아요.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오후 9시51분 걸려온 9번 신고자의 전화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원 통제 좀 나와서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하면 빨리 나오실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10번 신고자는 욕설과 함께 "골목에서 밀고 압사를 당할 것 같아요. 통제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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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시 가까울수록 비명·욕설에 다급해진 목소리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해밀톤호텔 골목에 사람들이 오르내리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압사당할 것 같아요.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1일 오후 공개된 '이태원 참사' 당일 112 최초 신고내역에는 오후 6시34분부터 사고를 예견한 듯한 신고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당초 소방이 첫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힌 오후 10시15분보다 약 4시간 전 이미 경찰이 사고 징후를 인지한 정황이 드러났다.
◇ "아무도 통제 안해요"…오후 6시34분 첫 신고
오후 6시34분. 경찰은 첫 신고자와 통화에서 '큰 사고'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경찰이 1번 신고자에게 "교행(통행)이 잘 안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거 같다는 거죠?"라고 묻자 신고자는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라며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여 있어요"라고 답했다.
첫 신고자는 통화 내내 참사가 발생한 위치부터 요구사항까지 경찰에 비교적 자세한 내용을 전달했다.
신고자는 "메인 스트리트(거리)에서 나오는 인구와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나온 사람들이 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요"라며 "지금 아무도 통제 안해요. 경찰이 좀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뺀 다음에 안으로 들어오게 해줘야죠"라고 말했다.
이후 경찰이 "알겠습니다. 출동해서 확인해볼게요"라고 하자 신고자가 "네~"라고 답했다는 녹취록이 물결표 문장부호와 함께 기록돼 있다.
◇ '압사' 총 13회 언급…"장난전화 아니에요" 첫 신고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열한번의 통화 녹취록에는 '압사'라는 단어가 총 열세번 언급된다. 이 가운데 경찰이 압사를 언급한 횟수는 최초 신고 전화를 포함해 녹취록에 총 네번 등장했다.
오후 8시53분. 1번에 이어 4번 신고자 입에서 또 한번 압사라는 단어가 언급됐다. 4번 신고자는 '지직'하는 잡음이 끼어드는 통화 사이에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을 듣고 "압사당하고 있다고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총 11명의 신고자는 참사가 발생한 골목 인근 클럽, 편의점, 식당과 주점 상호를 정확히 언급하며 위치를 알렸다. 4번 신고자와의 짧은 통화에서는 출동 위치를 묻는 대화가 반복되기도 했다.
경찰이 "무슨 라운지요?"라고 묻자 4번 신고자는 상호를 스펠링으로 나누어 대답했다. 이후 경찰이 "죄송한데 스펠링 한번만 더 불러주시겠어요?"라고 되묻자 "네, 여기가 ○○○○○○인데…장난 아니에요, 장난전화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통행 방향 통제해주세요"…사고 가까워질수록 다급한 외침
사고 직전 신고자들은 하나같이 '통행 방향'을 통제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오후 9시7분 7번 신고자는 "선생님, 사람들 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호소하듯 말했다.
오후 9시51분 걸려온 9번 신고자의 전화에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인원 통제 좀 나와서 해주셔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하면 빨리 나오실 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후 10시가 가까울수록 신고 내용은 심각해졌다. 10번 신고자는 욕설과 함께 "골목에서 밀고 압사를 당할 것 같아요. 통제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접수한 신고는 오후 10시11분이다. 녹취록에는 "야~(비명) 아~(비명), 이태원 뒷길요 이태원 뒷길"이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담겼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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