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만난 정진석 "北위협 새국면…파이트 투나잇"

골드버그, 여야 대표 접견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1일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접견을 하고있다. 2022.11.1 [김호영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잇달아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만났다. 정 위원장은 "북한 핵문제가 새 국면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며 북한의 핵위협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이 대표는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전술핵 재배치' 주장을 두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골드버그 대사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최근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북한이 전술핵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얘기하고, 언제든지 미국 영토와 한국의 공항과 항구를 타격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 핵문제는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저는 우리 국민에게 한미 군사동맹으로 북한의 핵위협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들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파이팅을 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춰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양국 동맹은 다양한 차원의 협력에 바탕을 두고 있고, 한국과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확장 억지가 포함된다"며 "정 위원장이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을 얘기했는데, 저희는 '같이 갑시다'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골드버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미동맹의 강력한 확장 억지력이 지속되는 한 한반도에는 어떠한 형태의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다고 확신한다"며 여권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북한의 잇단 무력 도발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굳건한 한미동맹과 강력한 한미 연합전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골드버그 대사는 "한미동맹이 미국과 한국 의회 양국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양국에서 양당의 초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견 후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골드버그 대사에게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전술핵 재배치, 핵개발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미국 측에서도 동의할 수 없지 않느냐"며 "한미에서 더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