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의 지휘로 울려퍼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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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오케스트라 단체들이 한국의 지휘자들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을 나란히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30대 젊은 지휘자들을 대상으로 음악적 해석력을 키워주기 위한 마스터클래스와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하고, 지휘자를 꿈꾸는 청소년 가운데 우수자를 뽑아 지도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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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
워크숍 참가자들 실시간 피드백
1대1 멘토링 통해 노하우 전수
KBS교향악단
오디션 열어 우수학생 2명 선발
1년간 잉키넨 음악감독이 지도
국내 대표 오케스트라 단체들이 한국의 지휘자들을 키우기 위한 움직임을 나란히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30대 젊은 지휘자들을 대상으로 음악적 해석력을 키워주기 위한 마스터클래스와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하고, 지휘자를 꿈꾸는 청소년 가운데 우수자를 뽑아 지도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국내 지휘자에 대한 주목도가 다른 클래식 연주자에 비해 다소 낮은 만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더 빨라지는 것이다.
“지휘할 때 적절한 움직임을 유지해 주세요. 손을 움직이는 위치가 전체적으로 위로 올라가 있는데 손을 내리면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더 잘 제어할 수 있을 겁니다” (다비트 라일란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 연습실 바깥으로 아침 일찍부터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1악장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국립심포니가 올해 신설해 27일부터 3일간 진행했던 지휘자 워크숍의 일환으로, 김지수·박해원·안여령·황영묵 네 명의 참가자들이 차례로 지휘대에 올라 과제로 부여된 이 곡을 지휘했다. 이들은 이 곡 외에도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 스트라빈스키 모음곡 ‘불새’ 등 총 4곡을 지휘했다.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참가자들의 지휘 모습을 꼼꼼히 보며 곡 해석은 물론 박자 세는 법, 손의 움직임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팁들을 전달했다. 워크숍 중 촬영한 영상을 통한 피드백은 물론 일대일 멘토링을 통해 지휘자 개인을 마케팅할 비즈니스적 팁도 전수했다.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워크숍 중 서울경제와 만나 “젊은 지휘자들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실제로 잘 듣고 잡아내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지휘자들의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지휘자 양성에 적극 나선다면 10년 정도 후에는 다른 연주자들처럼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참가자들 역시 하루 12시간 넘게 참여했음에도 지친 기색보다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열정이 가득했다 참가자 황영묵씨는 “이번 경험을 통해 어릴 때 음악을 좋아해서 지휘를 공부했던 마음을 찾아보자는 각오를 했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국립심포니는 김지수씨를 우수 참가자로 선정, 상금 250만원을 수여했다. 국립심포니 측은 3년마다 여는 지휘콩쿠르와 워크숍을 연계해 한국 지휘자의 세계 진출을 위한 마중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KBS교향악단은 청소년 지휘 꿈나무 육성에 나섰다. 악단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소재 연습실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휘 마스터클래스 오디션을 열었다. 국내 교향악단 최초의 청소년 대상 지휘 교육 프로그램으로, 올해 취임한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이 미래 중점사업으로 강조한 청소년 교육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악단은 전국에서 청소년들이 마스터클래스에 지원하며 제출한 교향곡의 지휘 및 기악 자유곡 연주 영상을 심사해 3명을 선발했고, 결선 오디션 현장에서는 사전에 정해진 곡을 지휘했다. 이 자리에는 KBS교향악단을 대표하는 수석 주자들이 직접 앙상블 팀을 꾸려서 직접 연주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마스터클래스 결과 이찬(대전예고 2학년), 박수현(목동중 2학년) 학생이 최종 합격자로 뽑혔다. 이들 지휘 꿈나무는 1년간 잉키넨 음악감독으로부터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교육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지도를 받는다. KBS교향악단의 앙상블 혹은 챔버오케스트라를 지휘할 기회도 제공한다.
잉키넨 음악감독은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해 이를 발족했다”며 “국내 지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국의 젊은 지휘자를 양성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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