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영상 최대한 쓰지 말자" KBS·MBC·SBS, '가이드라인' 강조한 이유 [Oh!쎈 레터]

연휘선 2022. 11. 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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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고 현장 영상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MBC, KBS, SBS는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들에 대해 사고 현장 영상의 사용을 자제하기로 하는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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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방송사들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고 현장 영상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MBC, KBS, SBS는 이태원 참사 관련 보도들에 대해 사고 현장 영상의 사용을 자제하기로 하는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앞서 "현장 화면을 사용하되 최대한 가려서 쓰기로 했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일 오후까지 집계된 사망자만 156명, 부상자는 151명에 달했다. 이에 전 국민들이 충격에 빠지자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을 지정하고 중대본을 통해 사고 수습에 집중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방송가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거 결방하거나 첫 방송을 연기하며 뉴스 특보에 집중하는 상황. 보도양이 늘어남에 따라 방송사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다수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사고 현장 영상 시청의 위험성을 경고했을 정도. 

이에 맞춰 지상파 3사를 중심으로 방송사 가이드라인이 강조됐다. 먼저 MBC는 지난달 31일 보도국 내부에 이 같은 사실을 자세히 담은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뒤 '뉴스데스크'에서 이를 밝혔다. '뉴스데스크' 앵커들은 오프닝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 보도와 관련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 등 사건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사 순간의 동영상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현장음은 모두 지우고, 그 외 상황은 정지 화면으로 전해드리기로 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KBS 또한 1TV '뉴스5'에서 "앞으로 이태원 참사를 보도할 때 사고 원인 규명 등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고 현장 영상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자극적 화면은 원칙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사고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 엄격하게 현장 영상을 사용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SBS 역시 이날 메인 뉴스인 '8뉴스' 오프닝에서 앵커 멘트를 통해 "사건 실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현장 화면을 사용하되 최대한 가려서 쓰기로 했다. 사고 상황을 설명하는 경우에만 최대한 흐릿하게 절제해서 사용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지상파 보도국 관계자는 OSEN에 "세월호 참사 그리고 이태원 참사까지 일련의 사고에 대해 방송사 구성원들도 느끼는 게 많을 것"이라며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전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하고 상처를 줄 수 있는 사건이지 않나. 보도준칙 등을 지키는 것은 물론 후폭풍을 줄이기 위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전대미문의 비극적인 참사 앞에 국민적인 애도와 추모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희생자들의 안타까움과 남겨진 유가족들의 애끓는 심정에 전 국민이 공감하는 바. 사고는 끝났지만, 참사의 실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상파를 중심으로 참사 보도에 관한 방송 보도 나름의 노력이 현재진행형인 비보를 보다 정확하게 비추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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