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 당할 것 같다”…4시간 전부터 ‘11건 신고’, 경찰 적극 조치 없었다

김윤이기자 2022. 11. 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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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너무 많아서 (잡음) 막 압사당할 것 같은데. 좀 부탁드릴게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막 제가 (잡음)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 (잡음) 장난 아니에요. 장난 전화 아니에요." 29일 오후 8시 53분경.

이날 사고가 났던 골목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오후 6시 34분에 경찰에 신고한 B 씨는 "골목이 사람들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를 당할 것 같다"며 "너무 소름끼친다. 겨우 빠져나왔는데 인파가 너무 많아 통제를 해줘야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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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너무 많아서 (잡음) 막 압사당할 것 같은데. 좀 부탁드릴게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막 제가… (잡음)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 (잡음) 장난 아니에요. 장난 전화 아니에요.”

29일 오후 8시 53분경.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골목 인근인 해밀톤호텔 뒤편에서 인파에 휩쓸렸던 시민 A 씨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어 “장난 전화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인파 속에서 걸려온 A 씨의 전화는 ‘지직’하는 잡음 소리로 가득했다. 그로부터 1시간 22분 뒤 골목길에 갇혀 있던 대규모 인파가 넘어지면서 156명이 깔려 숨졌다.

이태원 사고 현장. 뉴시스
1일 경찰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전에 접수된 112 신고내용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고 직전 압사 사고를 우려하며 출동해달라는 11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9번은 신고자가 직접적으로 ‘압사’라는 단어를 언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고 시각
신고 내용
오후 6시 34분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아요"
오후 8시 53분
"사람이 너무 많아서 00(지직) 막 압사당할 것 같아서 우리가 *** ***라는 곳이에요, 00(지직) 좀 부탁드릴게요"
오후 9시 10분
"아, 저기 저기, 아 저 뭐야, 뭐라고 하지, 할로윈 축제중인데 상태가 심각해요. 안쪽에 막 애들 막 압사당하고 있어요."
오후 10시 11분
아~(비명소리) 아~(비명소리), 이태원 뒷길요 이태원 뒷길.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약 4시간 전 처음으로 압사 사고를 언급한 신고가 있었단 사실도 드러났다. 이날 사고가 났던 골목의 한 편의점 인근에서 오후 6시 34분에 경찰에 신고한 B 씨는 “골목이 사람들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를 당할 것 같다”며 “너무 소름끼친다. 겨우 빠져나왔는데 인파가 너무 많아 통제를 해줘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B 씨는 “굉장히 좁은 골목인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이고 있다”며 “아무도 통제를 안 한다. 경찰이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뺀 다음에 들어오게 해줘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쏟아져서 다니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날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인 오후 9시경 접수된 신고 전화는 긴박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진짜 사람 죽을 것 같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압사당할 위기”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후 9시에 신고 전화를 신고자는 “긴급출동을 하셔야 될 것 같다. 대형 사고가 나기 일보 직전”이라며 “저는 지금 (술집 앞에서) 구조돼있다”고 했다. 오후 9시 2분에 걸려 온 다른 신고 전화엔 “진짜 사고 날 것 같다. 사람들 다 난리 났다”며 “진짜 사람 죽을 것 같아요”라는 다급한 내용이 담겼다.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 11분 걸려 온 신고 전화에는 비명이 담겨 있었다. 신고자 C 씨는 “여기 압사될 것 같아요. 다들 난리났어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 11건 중 4건에 대해서만 현장 출동을 했고, 나머지 6건에 대해서는 전화 상담으로 종결했다. 현장 충돌 기준에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출동 경찰관이 판단했던 것 같다”고 나머지 1건의 종결 내용에 대해선 “현재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특별 감찰 등을 통해 당시 신고 처리가 적절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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