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동선 안내'만 있었어도 참사 막았다"[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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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100만명이 모였지만 별 탈 없이 행사를 마무리 했던 한강불꽃축제와 '이태원 참사'와의 가장 큰 차이는 '주최 유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들어가 최소한의 '동선 안내'만 있었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주최가 있는 한강불꽃축제는 안전계획 메뉴얼이 적용돼 안전하게 행사를 마친 것"이라며 "주최가 없는 이태원 참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먼저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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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지역 전체가 행사 구역·이동량 불확실성 높아
"불꽃축제, 동선 고지…관계자 굳이 설명 안 해도 질서유지"
"이태원역 1번 출구서 가장 가까운 진입로 몰리며 사고"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전문가들은 100만명이 모였지만 별 탈 없이 행사를 마무리 했던 한강불꽃축제와 ‘이태원 참사’와의 가장 큰 차이는 ‘주최 유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들어가 최소한의 ‘동선 안내’만 있었어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기술적으로 이 교수는 한강불꽃축제는 이태원과 다른 공간적, 환경적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한강은 넓어도 둔치라는 통제구역이 정해져 있다”면서 “어느 정도 인원이 필요할지 판단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반면 “이태원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지역 일대가 행사 구역이라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중의 이동 여부도 다른 점이다. 이 교수는 “불꽃축제는 행사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움직이지만, 일단 행사가 시작한 후에는 이동이 확연히 줄어든다”면서 “하지만 핼러윈 축제는 밤새 사람들이 이동한다. 언제, 어디서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지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이 교수는 이번 핼러윈 행사를 설사 관리했었어도 100만명이 모인 불꽃축제보다 관리 난이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상일 동의대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일방통행 혹은 최소한의 동선 안내만 됐어도 이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분석했다.
류 교수는 “한강불꽃축제는 동선이 이미 고지돼 있고 통제선 등이 있기 때문에 주최 측 관계자가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관람객들이 알아서 질서를 지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당시 상황은 정반대였다. 류 교수는 “동선 안내도, 질서 유지 요원도 없으니 사람들은 당연히 번화가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선택하게 된다”며 “여기에 ‘군중심리’까지 생겨 서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좁은 골목을 둘러싸고 서로 미는 상황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특히 류 교수는 이태원 인근 무정차가 필수적이었다고 봤다. 앞서 불꽃축제기간 동안 여의도 한강 둔치 인근 버스는 우회하고, 여의나루역은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했다. 그는 “정차와 무정차의 차이는 엄청나다”며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사고 지점은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무정차만 택했어도 참사가 날 정도로 사람이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류 교수는 꼭 실내나 골목, 출입구 등에서만 압사사고가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흔히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인 메카의 카바(검은색 신전)에서 압사가 일어난다고 착각한다”며 사고는 야외 도로에서도 일어난다 말했다. 실제 지난 2015년 메카 외곽에서는 성지순례 행사 중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사람들이 몰리며 700여명이 목숨을 잃는 압사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박경훈 (vi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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