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앞에서 황제를 꺾다' 스페인 새 신랑, 쿠드롱 독주 막을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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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보는 앞에서 프로당구(PBA) 황제를 꺾었다.
세계캐롬연맹(UMB)에 이어 PBA까지 정복하고 있는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떠올랐다.
쿠드롱은 지난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까지 무려 4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PBA의 황제로 군림했다.
새 신랑 마르티네스가 항상 아내와 함께 출전하는 쿠드롱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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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보는 앞에서 프로당구(PBA) 황제를 꺾었다. 세계캐롬연맹(UMB)에 이어 PBA까지 정복하고 있는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떠올랐다.
'스페인 새 신랑' 다비드 마르티네스(30∙크라운해태)가 PBA 통산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4강 고비에서 쿠드롱을 격침한 데 이어 결승에서 김영섭(47)의 돌풍을 잠재웠다.
마르티네스는 31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휴온스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김영섭을 풀 세트 접전 끝에 4 대 3(14:15, 15:3, 13:15, 11:15, 15:5, 15:8, 11:7)으로 눌렀다. 세트 스코어 1 대 3,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통산 3번째 정상이다. '메디힐 챔피언십' 우승 등 첫 시즌을 랭킹 1위로 마친 마르티네스는 잠시 주춤했지만 지난 시즌 'TS샴푸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건재를 알렸다. 이후 약 1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PBA 남자부 다승 랭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마르티네스는 6회 우승의 쿠드롱에 3회 차로 다가섰다.
쿠드롱의 기세를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마르티네스는 쿠드롱과 맞닥뜨린 4강이 최대 고비였다. 쿠드롱은 지난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까지 무려 4회 연속 정상에 오르며 PBA의 황제로 군림했다. 올 시즌 3번의 투어에서는 4강만 2번 올라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의지가 대단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의 기세가 더 강했다. 4강전에서 마르티네스는 세트 스코어 1 대 1 상황에서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쿠드롱에 패배를 안겼다. 쿠드롱은 올 시즌 3번째 4강에 만족해야 했다.
마르티네스의 상승세는 결승에도 이어졌다. 당초 마르티네스는 김영섭의 무명 돌풍에 세트 스코어 1 대 3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5세트 연속 7점, 6세트 하이런 10점 등 뱅크샷을 앞세운 장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7세트 마르티네스는 2이닝 5점을 몰아치며 5이닝까지 9 대 1로 앞섰다. 김영섭도 6이닝 연속 6점으로 맹추격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7이닝 난구에서 승부수를 던졌고, 환상적인 2뱅크 샷이 작렬하면서 포효했다.
7세트서도 2이닝부터 5이닝까지 5-1-1-2점을 만들며 9:1로 크게 앞서나갔다. 김영섭은 6이닝에서 하이런 6점을 쏟아내며 7:9 맹추격에 나섰지만 마르티네스는 7이닝째 절묘한 2뱅크샷을 성공시키며 남은 2점을 추가,
마르티네스는 우승 상금 1억 원과 랭킹 포인트 10만 점을 더해 시즌 랭킹 8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32강전서 모리 유스케(일본)를 상대로 이닝 평균 최고인 3.4점을 올려 '웰뱅톱랭킹'까지 수상하며 상금 400만 원의 가욋벌이를 얻었다.
경기 후 마르티네스는 "4강전에서 쿠드롱이라는 힘든 선수를 이겨서 만족한다"면서 "결승에서도 1 대 3 열세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 우승을 해내 기분이 좋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7세트 위닝 샷에 대해서도 "너무 어려운 샷을 성공시켰고 우승에 대한 기쁨도 동시에 있었다"면서 "즐거움에 취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마르티네스는 이날 현장에서 응원해준 아내에 대해 "결혼 뒤 첫 우승"이라면서 "첫 우승도 기억에 남지만 2번째 우승까지 현장에 아내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은 올 시즌 아내가 직접 관전하는 마지막 경기"라면서 "우승을 보여줄 수 있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새 신랑 마르티네스가 항상 아내와 함께 출전하는 쿠드롱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고양=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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