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들, MMF에서 대거 돈 빼내…설정액 역대 최저

10월말 16조3600억원…레고랜드 우려·은행이자 매력 부각

지난해 8월 이후 본격화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면서 고액 예금 또한 급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들이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대거 자금을 빼가면서 설정액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개인 엠엠에프 설정액은 16조359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투협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래 최저치다. 지난 9월30일 기준 개인 엠엠에프 설정액(17조7543억원)에 견주면 한 달새 1조3949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1월3일(23조544억원)과 비교하면 자금 유출이 훨씬 컸다. 엠엠에프는 통상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언제든 환매가 가능해 입출금 계좌처럼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일정한 수익률도 누릴 목적으로 임시 대기장소처럼 엠엠에프를 활용한다. 엠엠에프는 환금성을 높이기 위해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고채나 만기가 짧고 신용등급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기업어음(CP) 등 단기물들을 담는다.

최근 엠엠에프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배경으로는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엠엠에프의 수익률이 0%대인데 비해 시중은행 금리는 연 3∼4%대로 높아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엠엠에프에 있던 자금을 빼서 은행으로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엠엠에프에는 우량한 신용등급의 채권들이 담기는데도,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지자체 보증 유동화증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기업어음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자금을 빼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인의 엠엠에프 설정액(지난달 말 135조2851억원)도 지난 5월(150조원대)에 견줘 크게 빠져나갔는데, 최근 회사채 발행·유통이 어려워지자 법인들이 엠엠에프에 대기시켰던 자금을 비상자금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