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3분기 이후 더 기대되는 이유
수주잔고 전년대비 두자릿수 증가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이하 KAI) 등 방산 3사의 지난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LIG넥스원과 KAI의 지난 3분기 실적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크게 감소했다.
다만 방산 3사 모두 향후 매출로 인식될 수주 잔고가 넉넉한 상황이다. LIG넥스원, KAI의 수주잔고는 전년동기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3분기 수주 잔고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산 3사, 실적 비교해보니
방산 3사 중 가장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한 곳은 LIG넥스원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매출은 69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6%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4.4% 증가했다.
매출 절반(50.7%)은 정밀타격(PGM) 부문에서 나왔다. 이 회사의 PGM 사업부문 매출은 35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7% 증가했다.
이는 지난 2월 2조6000억원 규모의 천궁-II 수출 계약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다. 통상 방산업계는 계약 이행 상황에 따라 매출을 단계별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인만큼 그 규모가 크진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UAE M-SAM(천궁-II) 프로젝트 등이 반영되면서 수출 매출 비중이 32%까지 확대됐다"며 "수출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양호했고 환율 상승효과를 누렸다"고 분석했다.
KAI 역시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매출은 609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8%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9.5% 급증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3사 중 제일 작았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형민수헬기(LCH) 닥터헬기 판매로 추가 설정된 일회성 손실충당금 52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사실상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며 "주요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됐으나 완제기 수출 부문에서 이라크 기지 재건 사업의 공사가 재개에 어려움을 겪으며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841억원) 23.4% 감소했다. 이 기간 매출은 1조39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소폭 증가했다.
방산 사업 부문으로 떼놓고 보면 영업이익 감소 둔화세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그룹 내 방산 사업 부문인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의 실적이 포함된 실적이다.
K9 자주포 등을 생산하는 한화디펜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5% 감소했다. 개발비와 판관비가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단 설명이다. 다만 이 기간 매출은 35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디펜스의 경우 수출 비중이 20% 달했음에도 영업이익률이 2.6%로 부진했다"며 "개발비 추가 재료비, 판관비 증가 등의 일회성 비용이 150억원 반영된 탓"이라고 말했다.
전술통신장비, 조준경 등을 생산하는 한화시스템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594억원, 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은 17.6%, 영업이익은 98.8%씩 감소했다.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모빌리티) 등 신사업 확장으로 인한 투자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4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지난 8월 폴란드와 체결한 3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주 실적이 일부 반영되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의 실적은 4분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10월 폴란드에 출하한 K9 자주포의 초도 물량 매출도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폴란드와 K9 자주포 계약은 2026년 9월까지 물품을 인도한다"며 "10월 폴란드 정부와 천무 발사대 계약을 체결한 부분은 향후 공급 시기, 품목, 수량 등 구체적인 사항을 추가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주 잔고 넉넉
방산 3사 모두 3분기 수주잔고가 전년동기대비 크게 증가했다.
KAI의 수주잔고가 가장 넉넉한 상황이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수주잔고는 20조66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8% 증가했다. 지난 8월 폴란드와 체결한 3조4710억원 규모의 FA-50 공급 계약이 수주잔고에 반영되면서다.
LIG넥스원의 3분기 수주잔고는 7조95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7% 증가했다. 지난 1월 UAE와 체결한 2조6000억원 규모의 천궁-II 계약이 수주잔고 상당분을 채우고 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했을 땐 1.9% 감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부문의 3분기 수주잔고는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추정은 가능하다.
지난 상반기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7조1847억원에 달한다. 지난 8월 3조2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계약을 포함하면 약 10조3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디펜스의 지난해 말 수주 잔고는 4조8470억원"이라며 "올해의 경우 폴란드 해외 신규 수주 증가에 힘입어 수주 잔고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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