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짝 잃은 신발, 짓밟힌 가방…주인 기다리는 유실물 무게만 1.5t

(서울=연합뉴스) "깔리면서 휴대폰이랑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다른 깔린 분들이 '이거 잠을 새가 없다. 손을 놔라, 안 그러면 너 죽는다' 그래서 손을 놨어요"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장여진(21)씨는 그날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듯 황망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참사 후 사흘만인 1일 오전 '이태원 참사' 관련 유실물 보관서가 된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을 찾았습니다.

당시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으러 왔다고 했는데요.

그는 사고 당일 해밀톤호텔 옆 골목길에서 인파에 떠밀려 가다 넘어지면서 가장 아랫부분에 깔렸습니다. 하반신은 위로 덮친 다른 행인의 몸에 짓눌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요.

장씨는 "다행히 밤 11시쯤 구조가 됐지만, 주변에는 이미 정신을 잃은 사람이 많았다"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왼쪽 다리에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실내체육관에는 장씨와 같은 비극의 현장에 있었던 이들이 분실한 옷가지와 가방, 신발, 안경 등 유실물 수백 점이 보관돼있습니다. 그 무게만 총 1.5t에 달했는데요.

양쪽 다 온전히 수거된 신발은 256켤레였고, 한 짝만 남은 신발도 66점. 벗겨지기 어려운 무릎까지 오는 부츠는 그날의 급박함을 웅변했습니다.

옷가지는 여기저기 찢어지고, 핏자국인 듯 붉은 얼룩이 묻은 채로 남겨졌고 간혹 청바지와 반바지 같은 하의도 보였습니다.

나란히 놓인 가방과 신발들이 휑한 실내체육관에서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 김해연·변혜정>

<영상 :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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