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전 “압사당할 것 같아요”, 112 녹취록 살펴보니…

[앵커]

150명 넘는 사망자가 나온 이태원 참사.

사고 4시간 전부터, 여러 시민들이 "압사 당할 것 같다"며 긴박한 현장 상황을 112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전까지, 이런 신고가 11건이었습니다.

"경찰이 나서달라" "일방향으로 움직이게 통제해달라" 구체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했는데, 이후로도 몇 시간 동안, 실효적인 조치는 없었습니다.

하누리 기자가 신고 녹취록을 보여드립니다.

[리포트]

10월 29일 저녁 6시 34분, 112 상황실에 첫 신고가 들어옵니다.

"사람들이 골목을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이에 경찰관은,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가 날 것 같단 거죠?" 라고 확인합니다.

참사 4시간 전부터 이미 시민들은 '압사 위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S.O.S'를 쳤던 겁니다.

경찰은, '출동해서 확인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저녁 8시 9분,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고 신고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8시 33분, "사람들이 쓰러졌다"는 신고까지 들어오고, 신고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도 경찰에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20분 뒤 또다른 신고.

"사람들이 압사를 당하고 있다, 거의", "아수라장이다!" 신고 내용은 더 다급해집니다.

밤 9시부터는 본격적으로 신고가 줄을 잇습니다.

"대형 사고 나기 일보 직전", "방금 구조 됐다", "진짜 사람 죽을 것 같다".

한 시민은, 골목 내 일방 통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통제 좀 부탁드린다며 구체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했습니다.

경찰은 또 알았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9시 10분 경찰의 대응 이랬습니다.

"상호명을 알려달라"는 경찰관 말에, 신고자는 "상호명이 아니라 여기 거리 전체가 그렇다"고 답하고, 경찰은 "거리 전체가 사람이 많냐?" 같은 말을 되묻습니다.

밤 10시 17분 소방이 출동했을 땐, 이미 많은 시민들이 심정지 상태로 누워 있었습니다.

"아무도 통제 안 해요. 경찰이 좀 통제해줘야죠" 라는 첫 신고자의 외침이 있고 나서 4시간 가까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KBS 뉴스 하누리입니다.

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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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누리 기자 (ha@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