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소설도 짧아야 성공"… 네카오 '쇼트폼' 영토 넓힌다

짧은 대화방식 '채팅소설'

2단 칼라 가로사진입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쇼핑과 웹소설 등 자사 주요 서비스에 '쇼트폼(Short-Form·짧은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입히는 데 한창이다. 10대와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더 짧고 더 간결한 형태의 동영상 플랫폼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데다 이들 MZ세대가 주된 소비 주체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자사의 카카오페이지에 MZ세대를 겨냥한 '채팅소설'을 베타 운영 중인 데 이어 정식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웹소설, 웹툰이 긴 호흡을 갖고 보는 형식이라면, 채팅소설은 말 그대로 등장인물들이 카카오톡으로 짧게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는 쇼트폼 형태를 띤다. 또 내용에 따라선 내레이션이나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이미지, 다양한 배경음악까지 어우러져 몰입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MZ세대는 물론, 쇼트폼을 선호하는 이용자층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고자 카톡과 같은 메신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숙한 대화형 포맷을 활용해 스토리형 콘텐츠를 보다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는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카카오게임즈 등과 함께 채팅소설을 '독자 참여형'으로 고도화하는 별도 작업을 하고 있다. 독자를 비롯한 일반인도 채팅소설 창작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이를테면 보는 이가 이야기의 다음 전개를 선택하도록 해 전체 줄거리가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방식이다.

이 밖에 카카오의 포털 서비스인 다음(DAUM)은 지난 8월 뉴스 탭을 개편하고 1분 내외의 쇼트폼 영상을 모은 '오늘의 숏' 코너를 추가했다.

한편 네이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타고 급성장한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에 주목하고 지난 9월 광고처럼 2분 안팎의 짧은 동영상 형태로 제품을 소개하는 '숏클립'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품과 관련된 핵심 정보만 얻을 수 있어 젊은 층의 반응이 유독 높다"고 전했다. 올 초부터 쇼핑라이브에 '맛보기 쇼핑' '숏폼 핫딜' 등 다양한 형태의 쇼트폼 코너도 운영해왔다.

이처럼 ICT 업계는 네이버·카카오가 적극적인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일방향적인 기존 콘텐츠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양방향형 쇼트폼 서비스로 사업 방식을 확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와 같은 세계적인 쇼트폼 플랫폼이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는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탈피해 MZ세대로부터 탄탄한 고객층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서비스에 쇼트폼을 녹이는 작업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