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고객을 내품에"… OTT '가격 파괴' 경쟁 후끈

나현준 2022. 11. 1. 17: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빙·시즌 간 합병으로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전례 없는 가격 파괴 경쟁이 시작됐다.

부동의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4일부터 저렴한 '광고요금제'의 닻을 올리는 데다 티빙과 시즌 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이탈 고객을 잡으려는 경쟁 업체들의 마케팅 경쟁이 더해지면서 과거 볼 수 없었던 저가 요금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국이 합병을 최종적으로 승인하면서 티빙과 시즌은 오는 12월부터 국내 2위 OTT로서 한 몸으로 움직인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주목한 쿠팡플레이는 단건 구매를 타사 대비 최대 30% 할인하면서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웨이브 역시 연말에 자체 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1일 KT그룹 OTT 자회사인 시즌은 티빙과의 합병 기일인 12월 1일부터 자사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고객에게 공지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고객에게 시간을 주기 위해 합병 기일보다 한 달 늦춘 12월 31일까지 환불 혹은 티빙으로 갈아타기 중 하나를 선택할 기회를 줄 예정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양사 간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시즌 측 관계자는 "티빙의 베이직 요금제(월 7900원)보다 낮은 티빙 라이트(월 6600원)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기존 시즌 요금제를 이용했던 KT 고객에게 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즌이 티빙에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시즌 이용자가 티빙이 아닌 다른 OTT 서비스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저가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빙과 시즌이 합병하면 토종 업체 기준(넷플릭스 제외)으로 국내 1위 OTT 서비스가 된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웨이브는 시장 점유율이 14.3%로 티빙(13.0%)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시즌 점유율(4.9%)이 더해지면 합병법인 티빙의 점유율은 18%대로 껑충 뛰게 된다.

특히 지난 10월 기준으로 보면 티빙은 아직 합병하기도 전인데 이미 웨이브를 앞서기 시작했다. 앱 사용자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10월 기준 티빙의 일평균 사용자 수(DAU)는 약 94만명으로, 웨이브(82만명)을 앞질렀다.

티빙 측 관계자는 "임영웅 콘서트 등이 인기를 끌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추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11월까지 연간 사용권을 41%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종 OTT 1위 사업자 자리를 내주게 되는 웨이브는 특단의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확보하겠다는 콘텐츠 강화 전략과 더불어 연말 자체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시즌과 티빙의 합병 과정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최대한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서비스는 후발 주자인 쿠팡플레이다. 10월 기준 일평균 이용자가 50만명을 넘는 등 약진하고 있다. 월 4990원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에 더해 SNL 코리아, 축구대표팀 중계 등 킬러 콘텐츠가 강점이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단건 구매를 타 OTT 대비 최대 30%가량 할인하는 정책을 지난달 2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를테면 쿠팡플레이에서는 영화 '탑건:매버릭'을 4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는 해당 영화를 5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는 모회사(쿠팡)처럼 '가입자 확대 우선'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가장 큰 복병은 국내를 포함한 세계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다. 이달 4일 본격적으로 광고요금제 도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광고요금제란 기존에 없던 광고를 보되 월 구독료를 5500원으로 낮춘 모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38%로, 새 저가형 요금제가 소비자에게 어떤 호응을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함께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나현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