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재현한 日기자 “급격한 경사, 조금만 기울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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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세워두고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원인 분석에 나섰다.
현장과 비슷한 경사도를 만들고 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기자는 사람들이 왜 단체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몸소 설명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일본 ANN 방송사는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제목으로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의 원인을 분석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을 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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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세워두고 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원인 분석에 나섰다. 현장과 비슷한 경사도를 만들고 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기자는 사람들이 왜 단체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몸소 설명했다.
방송에서 진행자는 “서울 번화가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모인 많은 젊은이가 군중 눈사태에 휘말려 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라고 전했다. 이에 기자는 “왜 154명의 희생자가 이 좁은 길에서 나온 것일까.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해 검증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을 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구조물은 경사도 10%(경사각 5.7도)의 비탈길을 재현했고 크기는 1㎡였다. 그 위에는 9개의 마네킹이 바짝 붙어 세워져 있었다.
기자는 직접 마네킹 사이로 들어가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1㎡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라며 “제 눈앞에는 앞사람의 후두부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건 마른 체형의 마네킹인데 실제로 사람들이 더 두꺼운 옷을 입고 소지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압박감이 더 심하다”라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어느 쪽이든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는 “50㎏의 압력이 가해지면 사람은 답답함과 공포를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쓰러져 포개진다면 제일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백㎏의 압력이 가해진다”라고 말했다. 서 있는 채로 압사당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를 인용하며 “강한 압력에 노출되면 혈류가 제한돼 30초 뒤 의식을 잃고 약 6분 만에 죽음에 이른다”라고 전했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이제 해마다 핼러윈이 돌아오면 이 참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이다. 국적은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정부에서는 외국인 사망자분들에 대해서 내국인에 준해서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현지 외국 공관, 우리 재외공관을 통해 장례식이라든지 여러 가지 필요한 절차를 잘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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