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안전도’ 매년 제출하는데… 시추 좌표는 2000년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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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가 1일로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갱도에 고립된 실종자 2명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1차 시추작업이 실패로 돌아갔다.
대피 예상 지점을 찾지 못해서인데 인명사고 등을 대비해 광산 측이 매년 광산안전사무소에 제출하는 안전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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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이어 98㎜ 천공기도 시추 비관적
업체 “기존 자료 활용 오차…재측량 완료”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가 1일로 일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갱도에 고립된 실종자 2명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1차 시추작업이 실패로 돌아갔다. 대피 예상 지점을 찾지 못해서인데 인명사고 등을 대비해 광산 측이 매년 광산안전사무소에 제출하는 안전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종자들이 피신했을 것으로 기대하는 폭 4.5m가량의 구조 예상 지점을 찾지 못해서다. 또 이날 오후 기준 98㎜짜리 천공기 역시 지하 172m까지 뚫었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구조 작업은 안전도를 활용해야 한다. 광산안전법 시행령을 보면 ‘안전도는 매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작성해 다음해 1월30일까지 사무소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안전도는 지표에서 갱내 중요지점까지의 깊이와 채굴사항, 시추공의 위치, 암층별 두께와 성질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또 축척 5000분의 1 이상의 지형도를 작성해 갱내와 갱외 사고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도를 만드는 목적 역시 인명사고 대비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업체 측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표 시추 관련 자료는 2000년대 자료를 활용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존 자료를 활용하다 보니 오차가 있었다”면서 “측량 전문가를 동원해 측량을 완료했다. 정확한 자료를 잡았고 최대한 확률 높게 두고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광산 인명 사고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한 데 관련 자료가 부실해 재측량을 한 것이다.
여기에 인명사고가 난 상황에서도 안전도는 대외비다. ‘안전도 자료를 확인할 수 있냐’는 물음에 구조 당국 관계자는 “업체 측의 정보가 포함돼 있어 현재 공개는 어렵다”고 답했다.
첫 시추 작업이 실패로 끝나자 실종자들의 가족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은 “사람이 죽고 사는 판에 골든타임만 지나가고 있다”며 “가용 인력이나 장비도 제대로 없는 형국에 대비책도 전혀 안 세워져 있다”고 토로했다.
광산 채굴작업은 안전사고 시 대비가 취약하다. 따라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갱도 변동사항에 대한 보고 주기를 좁히고, 관리 감독에 고삐를 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갱도 내 채굴이나 지형에 변동사항이 있을 때 마다 보고를 해야 안전사고에 좀 더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리 기관도 업체 측으로부터 안전도를 제출받고 끝낼 것이 아니라 정확한 현장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봉화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갱도 내에서 확보해야 하는 남은 구출로는 81m다. 구조 당국은 기존 천공기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가 마련한 천공기 3대를 이날 더 투입해 총 5대로 시추작업을 이어간다. 시추작업이 성공한다면 실종자들의 생존을 확인하고 의약품과 물 등을 전달할 수 있다.
봉화=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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