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환풍구 낙상사고 막게 경찰 배치해달라” 이태원 상인들 요구도 거절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당시 환풍구 낙상 사고를 막기 위해 인력을 배치해달라는 상인들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사비를 들여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자체적으로 환풍구를 지켜야만 했다.
1일 경찰청은 ‘이태원 사고 관련 조치 및 향후대책’ 보고서에서 지난달 26일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용산구청·상인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다중운집 질서유지’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경찰은 “일부 상인들은 과도한 경찰력 배치 시 핼러윈 분위기 위축을 우려해 상인회 자정노력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경찰력 배치를 반대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연합회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경찰에 인원 배치를 늘려달라고 했다”며 “지하철 환풍구 낙상 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에서 도와주실 수 있냐 했더니 ‘그럴 계획이 없다’고 답해 가드 요원 두 명을 알바로 뽑아 고용했다”고 말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당일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들로부터 카카오톡으로 환풍구 주변 상황을 시간마다 보고받았다. 이들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환풍구 주변에서 대기하며 환풍구에 올라가는 시민들을 말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근방에 같은 일을 하는 경찰 인력은 없었다.
연합회 관계자는 경찰 측 설명과 달리 경찰력 배치 시 핼러윈 분위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자체가 회의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상인들이 무슨 힘이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배석한 다른 상인이 거리두기 당시엔 오후 10시에 경찰이 투입돼서 호루라기를 불며 손님을 내쫓았던 일을 말하며 ‘코로나 시기처럼 하지는 않겠죠’라고 물었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경찰을 줄여달라고 어떻게 말하겠냐”고 말했다.
회의 당일 작성된 ‘경찰서-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간담회 계획’에 담긴 내용은 ‘이태원 핼로윈대이 대비 성범죄 및 마약범죄 관련 신속 검거 및 범죄 예방 등 상호 협조 사항 논의’ ‘축제 당일 대규모 인파 밀집 예상되는 이태원 지하철역사 내 범죄 발생 시 대처방법 및 연락체계 구축’ ‘축제 전 이태원 유흥업소 주변 할로윈 축제 장소 사전 점검’ ‘클럽·주점 내 성범죄 예방 포스터 부착 등 협업 사항 논의’였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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