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日언론, 마네킹 동원해 ‘이태원 참사’ 분석…“아날로그식, 이해 쉽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15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마네킹을 스튜디오로 가지고 나와 자세히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밀집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겹쳐 쓰러지는 ‘군중 눈사태’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군중 눈사태는 대규모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일부 인원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주변 사람들도 함께 엉키며 쓰러지는 현상이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마네킹뿐만 아니라 경사각이 5.7도 되는 비탈길을 재현한 구조물도 등장했다. 또 당시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던 군중을 묘사하기 위해 9개가 바짝 붙은 마네킹을 그 위에 설치했다.
해당 보도를 맡은 기자는 “이렇게 좁은 길에서 어떻게 154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인지,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하겠다”고 말한 뒤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갔다.
기자는 경사로를 재현한 구조물 위에 서서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 길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마네킹 사이에 직접 들어간 후에는 “1㎡ 규모 안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현재 눈앞에는 앞사람의 머리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느껴진다”면서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매우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ANN 기자의 검증 뉴스는 약 4분 20초간 이어졌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컴퓨터 그래픽보다 마네킹을 이용한 직접 설명 덕분에 군중 눈사태의 위험성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해당 유튜브 영상에 “이번 사건을 접한 한국인들이 엄청난 패닉에 빠져 있다”면서 “(사고의 위험성을) 직접 보여주니 더욱 쉽고 좋은 설명 같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이어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라는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뉴스였다. 공부가 됐다”, “경사로 구조물과 마네킹을 이용한 재현 덕분에 더욱 사고의 원인을 잘 알게 됐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일부 한국 네티즌도 한국어로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찾다가 보게 됐는데, 일본 방송이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준 것 같다"고 쓰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번 참사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비는 현지 네티즌의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 ANN 방송사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일본을 강타했을 당시, 그래픽이 아닌 구름 모형을 활용한 아날로그식 설명을 포함한 보도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상 캐스터는 스튜디오에 나와 “열대 저기압이 태풍 진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구름 모형 2개를 직접 손으로 잡아 이동시켰다.
또 다른 설명에서는 열대 저기압 구름 모형과 힌남노 모형을 두 손으로 잡아 하나로 합쳐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현지 방송사가 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지 않는지에 의문을 표했지만, 현지에서는 “그래픽 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보도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이번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희생자 155명 중에는 일본 국적의 여성 2명도 포함돼 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고를 접한 뒤 경찰청은 전국 경찰에게 핼러윈 시기에 다수의 인파가 예상될 경우 현지 지자체 등과 연계해 교통정리 등을 실시하고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과 당국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최대 번화가인 시부야역 인근의 경비를 강화했다. 경시청은 핼러윈 당일인 이날 경찰관 약 350명을 시부야에 배치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집서 ‘두 남편’과 사는 여성에 ‘응원’ 쏟아진 이유 [여기는 베트남]
- “스킨십 부끄럽지 않아”…56세 女♥19세 男 러브스토리 공개
- 직원 실수로 1100억원 그릇을…고궁박물관 유물 3점 파손에 ‘발칵’ [대만은 지금]
- 팔에 도장 찍고 교도소 들어간 미성년 여성들…목적은 성매매였다
- [여기는 동남아] 실종된 50대 여성, 7m 비단뱀 뱃속에서 발견
- 비행기서 ‘대변’ 묻히며 난동 벌인 승객…“생물학적 위험으로 간주”
- [포착] ‘돌연변이 검은 청개구리’ 체르노빌 원전서 발견…방사능 재앙의 현실
- “동의하에 체액 공유”…日서 에이즈 퍼뜨린 中유학생들, 어떤 처벌?
- “경찰 앞에서 옷 벗고 스쿼트”…러 반전 시위 참가 여성들 단체 폭로
- 간통 여성에 ‘죽을 때까지 돌팔매질’ 사형 선고…수단 판결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