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압사위험’ 112신고 11건 중 현장출동 4건뿐

6건은 “현장경찰 있다”며 전화상담으로 종결
현장출동 4건도 사고 1~4시간 접수에만 대응
경찰청, 대응 적절성·현장출동 진위여부 감찰
당일 본청 보고 여부 등은 아직 불확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 표명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일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신고를 11건 접수하고도, 현장에 경찰관을 출동시켜 종결한 것은 4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부터 사고 직전인 오후 10시 11분까지 이태원 현장 위험성과 긴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총 11건 접수됐다.

11건 모두 현장에 많은 인파가 몰려 위험하다며 경찰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직접적으로 ‘압사’를 언급한 신고도 6건이나 됐다. 이들 신고자 중 사망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경찰관이 현장에 직접 출동해 사건을 종결한 것은 11건 중 4건에 그쳤다. 6건은 신고자 주변에 경찰이 있음을 안내한 후 전화 상담으로 종결 조치했으며, 나머지 1건은 아직 조치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현장 출동 조치한 4건도 ▷최초 신고(오후 6시 34분) ▷2차 신고(오후 8시 9분) ▷5차 신고(오후 9시) ▷6차 신고(오후 9시 2분) 등으로, 사고가 일어나기 1~4시간 전에 접수된 것들이었다.

이들 신고에 대해 현장 출동 후 종결한 시각은 각각 ▷오후 8시 11분(최초 신고) ▷오후 8시 57분(2차 신고) ▷오후 9시 40분(5차 신고) ▷오후 9시 40분(6차 신고) 순이었다.

즉, 6차 신고 이후인 오후 9시 7분부터 오후 10시 11분까지 한 시간 동안 들어온 5건의 112신고는 현장 출동 없이 사건 종결 조치됐던 것이다. 현장 출동한 신고와 비슷한 장소에서 신고가 들어왔지만 전화 상담으로 종결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출동, 전화 상담 구분은 출동 지령을 받은 경찰관이 판단한 것 같다”며 “(사고 직전 신고에 대해) 왜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은 이날 윤희근 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당일 112신고 접수에 대한 대응 적절성이 주된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건 중 현장 출동 4건에 대해서도 진위 여부를 파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건 종결 보고서에 있는 문자, 활자를 근거로 답변 드린 것이고, 실제로 어떻게 현장 조치가 이뤄졌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112신고와 관련해 경찰청까지 보고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서가 시도경찰청에 보고하고, 본청 개입이 필요할 상황엔 본청에도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한편 사고 장소를 관할하는 이태원파출소는 29일 당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15분까지 신고 접수 122건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고유형별로 ▷교통불편 49건 ▷위험방지 18건 ▷시비 7건 ▷성폭력 3건 ▷소음 3건 ▷보호조치 2건 ▷기타(분실습득·무전취식·비상벨·주취자·행패소란 등) 40건 등이다. 이태원 인파와 관련한 신고 11건은 위험방지 유형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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