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34분 "압사당할 것 같다"…이태원 참사 4시간전 112에 첫 구조신고

11차례 신고서 '압사' 13번 언급…"통제해 달라" 요청도
오후 10시 가까울수록 비명·욕설 다급한 목소리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압사 사고 사망자들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핼로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에 인파가 몰리명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2022.10.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헤밀톤 호텔 골목에 사람들이 오르내리는데 너무 불안하거든요. 압사당할 것 같아요. 인파가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1일 공개된 '이태원 참사' 당일 112 최초 신고내역에는 오후 6시34분부터 사고를 예견한 듯한 신고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당초 소방이 첫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힌 오후 10시15분보다 약 4시간 전 이미 경찰이 사고 징후를 인지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경찰이 첫 번째 신고자에게 "교행(통행)이 잘 안되고 압사 밀려서 넘어지고 그러면 큰 사고 날 거 같다는 거죠?"라고 묻자 신고자는 "네, 지금 너무 소름 끼쳐요"라며 "이태원역에서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거기서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여 있어요"라고 답했다.

오후 6시부터 4시간가량 이어진 11번의 경찰 신고 녹취록에는 '압사'라는 단어가 총 13번 언급됐다. 이 가운데 경찰이 압사를 언급한 횟수는 최초 신고 전화를 포함해 4번 등장한다.

오후 8시53분 신고자는 "사람들이 압사당하고 있어요"라며 "아수라장이에요, 아수라장"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을 듣고 "압사당하고 있다고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오후 10시가 가까울수록 신고 내용은 심각해졌다. 10번째 신고자는 욕설과 함께 "골목에서 밀고 압사를 당할 것 같아요. 통제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접수한 신고는 오후 10시11분이다. 녹취록에는 "야~(비명) 아~(비명), 이태원 뒷길요 이태원 뒷길"이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담겼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