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지 희곡 ‘진술’ 유럽서 절찬 공연
하일지 소설 ‘진술’을 희곡으로 각색한 연극 ‘김유리’가 리투아니아에 자리 잡았다.
9월 리투아니아 국립극장에서 첫 공연을 마친 ‘김유리’는 10월 재공연과 12월 3차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는 국내 작가의 소설이 외국에서 연극으로 절찬리에 상연된 드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장편소설 ‘진술’은 한 철학 교수가 살인 혐의로 체포돼 밤새 진술한 내용의 기록이다. 질문은 없고 오직 대답으로만 구성된 이 작품은 피의자의 진술이 계속되며 충격적이고 애처로운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밝혀진다.
‘진술’은 국내 출간 후 스페인(2011년)과 리투아니아(2016년)에서 각각 번역 출간돼 호평받았다. 리투아니아 국립극장에서는 이 작품을 모노드라마로 각색하고 ‘김유리’라는 제목으로 공연 중이다. 리투아니아어 제목은 ‘Parodymai’다.
이 작품은 故 박광정의 연출과 배우 강신일 주연으로 2002년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처음 공연돼 연극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현재 리투아니아에서는 리투아니아 연극을 대표하는 다이니우스 리스케비시우스가 연출을 맡고, 포빌라스 부드디스가 주연으로 무대에 서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한편 하일지는 1990년 소설 ‘경마장 가는 길’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12권의 실험적인 장편소설과 미국·프랑스에서 발표한 영시집 ‘시계들의 푸른명상’과 ‘내 서랍 속 제비들’, 철학서 ‘나를 찾아서’를 출간했다.
2018년 화가로 변신한 하일지는 국내외 10여 차례 초대전을 열었다.
김지우 온라인기자 zwo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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