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침묵 깬 이준석…대책 내놓고 與와 차별화 도모?

최동현 기자 2022. 11. 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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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침묵을 깨고 '이태원 참사' 대책 4가지를 꺼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가급적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메시지를 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태원 참사는) 책임 소재가 상당히 불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부분을 세밀하게 다루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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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18일 만에 메시지…지하철 무정차 등 4가지 대책 제안
李 합동분향소 조문은 '미정'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2.9.2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침묵을 깨고 '이태원 참사' 대책 4가지를 꺼냈다. 그는 "책임 소재를 묻는 일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면서 재발방지책에 방점을 두며 정부·여당과의 차별화를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31일 페이스북에 "참사 이후 낮과 밤은 뒤바뀌었고, 지난 40여 시간 동안 말을 보태지 못했다"며 △지하철 무정차 운행 △고출력·고성능 스피커 설치 및 재난문자 활용 △경찰 인력 배치 △이태원로 차 없는 거리 조성 등 4가지 재발방지책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가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13일 무고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자 "송치 혐의에 대하여 부인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지 18일 만이다. 그는 평소 짧고 압축적으로 메시지를 내던 것과 달리, 작심한 듯 1440여자의 글을 통해 재발방지 대책과 관련 입법 과제를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이 전 대표는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10년을 이태원에서 살았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이 아니더라도 위험한 지점은 많다"며 "4차선 도로의 도로변에 설치돼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될 공간도 나오지 않는 6호선의 출입구들과 심도가 깊은 역사도 그날의 상황에서는 못지않게 위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에도 적극적인 상황 전파, 의료지원행위가 가능한 사람의 집결, 귀가지침 및 교통안내 등에 적극적으로 재난문자가 사용됐어야 한다" "경비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책임 회피' 논란 휩싸인 정부·여당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승민 전 의원 등 일부 인사들이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하되, 직접적인 비판 보다는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먼저 제안해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부각했다는 시각이다.

정부·여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잇단 '책임 회피'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0일 브리핑에서 '경찰력 증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고 발언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사과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31일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했다" 등 발언을 했다가 1일 사과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적극적인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애도 기간이 끝나면 그 점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그 기간 동안만은 조금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가급적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메시지를 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태원 참사는) 책임 소재가 상당히 불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부분을 세밀하게 다루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합동분향소 조문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아직 합동분향소를 다녀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 애도 기간 내에 조문을 갈 계획인지 여부도 미정인 상황"이라며 "현재 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애매모호하지 않나. 보수정당이 원칙도 없이 슬픔 달래기만 치중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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