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돌리면 샤넬 까르띠에 줄줄이…부활하는 청담 명품거리[르포]
코로나19 이후 국내 명품 소비가 늘자 청담동 명품거리가 덩달아 분주해지고 있다. 주요 명품 브랜드의 신규 매장 오픈 및 재단장이 한창이고 각 브랜드가 만든 카페와 레스토랑에도 젊은 층이 모이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청담동의 주요 매장을 기준으로 상권 공실률은 10%대를 기록했고 2분기엔 9.6%대로 더 떨어졌다. 이는 전년 2분기(16.3%) 대비 6.7%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실제 지난달 26일 오후 들러본 청담 명품거리는 이전보다 활기가 돌았다. 가장 눈에 띈 건 지난달 1일 재개장한 까르띠에 메종 청담이다. 지난 2016년 1차 리뉴얼 후 올해 약 7개월의 2차 리뉴얼을 거친 이 매장은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까르띠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지난 5월 500평 규모로 오픈한 프랑스 파인 주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앤 아펠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자리해 있다. 바로 맞은편에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펜디의 단독 매장 공사가 한창이다. 인근에는 샤넬, 루이비통, 디올, 막스마라 매장이 모여 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는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트렌드로 국내 소비자의 명품 구매가 급증한 점에 주목, 청담 단독 매장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 같은 단독 매장은 백화점의 한정된 공간을 넘어 더 크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에 앞서 지난해 2월엔 돌체앤가바나가, 3월엔 생로랑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청담 명품거리에는 럭셔리 브랜드가 만드는 레스토랑 및 카페도 속속 생겨나며 2030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 디올이 ‘카페 디올’을 운영 중이고 루이비통은 지난 9월 두 번째 팝업 레스토랑 ‘피에르상 앳 루이비통’을 오픈했다.
럭셔리 슈즈로 유명한 지미추도 최근 지미추 코리아 본사가 위치한 건물 1층에 ‘추 카페’를 오픈했다.
올해 말까지 한시 운영하는 이곳은 브랜드 상징 색깔인 푸시아(분홍) 컬러로 꾸며진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이다. 다양한 식음료를 즐기는 것은 물론 올해 지미추 신제품인 애비뉴 라인 가방도 감상할 수 있다.
지미추 관계자는 “추 카페에서 가방 등의 제품 구매가 가능하긴 하지만, 단순 판매보다는 소비자의 경험을 채우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 주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럭셔리의 메카’ 타이틀을 되찾음과 동시에 젊은 층의 신규 유입까지 많아지고 있는 청담 명품거리.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그 열기가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청담 명품거리가 한때 주춤했던 게 사실이지만 2019년 샤넬, 루이비통 오픈으로 시작해 최근 까르띠에 재개장, 반 클리프 개장 등으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젊은 층의 경우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즐길 수 있는 명품 브랜드의 레스토랑 및 카페에 몰린다. 덕분에 연예인이나 인근 주민들만 주로 찾던 과거와 달리 일반 2030세대가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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