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먹통` 카카오 사고때처럼 보상 논란
메신저 오류때처럼 원인설명 안해
실적·주가급락에 투자자도 불만
메타(옛 페이스북)가 운영하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이 8시간 넘게 먹통이 됐다. 전 세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지만 메타는 원인을 설명하지 않았다.
올 3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고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서비스 안정성까지 도마에 오르며 이용자와 투자자 모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메타는 1일 서비스 관련 공지를 내고 "일부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 이용에 불편을 겪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빠르게 문제 해결에 나서 서비스를 복구했다"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 세계 이용자분들께 혼란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인스타그램에서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계정 접속이 안 되는 장애가 발생했다.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하면 '회원님의 계정을 일시 차단했다', '확인할 수 없는 계정은 영구적으로 비활성화된다'는 메시지가 떴다. 각 계정들이 차단되면서 일부 이용자의 팔로워 수가 일시적으로 변경되는 현상도 벌어졌다.
메타는 이번 인스타그램 접속 장애의 원인과 이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입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이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SNS이고 이용자 역시 수억 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이들이 불편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는 현재 국내에서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과 함께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서비스 안정성 확보 의무 사업자로 지정될 경우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서비스 장애 발생 시 정부는 조사 등을 거쳐 시정명령과 과태료 등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메타의 서비스들은 최근 잦은 오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25일에도 메타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에서 약 2시간 동안 오류와 장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메타는 정확한 원인과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메타가 서비스 안정성을 도외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스타그램에서 발생한 오류와 관련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적용, 메타 측에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비스 장애가 복구됐지만 전기통신사업법 22조의 7조항에 따라 관련 자료 제출받아 검토한 뒤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22조의7조항을 근거로 사고 발생 이후 자료요청, 시정조치 등의 사후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장애가 밤과 새벽 시간대에 일어난 데다 대부분의 기업이 인스타그램을 무료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장애로 인한 배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료 서비스 배상 전례가 없고, 소송을 하더라도 장애에 따른 피해를 이용자가 직접 입증해야 하고 소송비용을 봤을 때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법 적용과 관계없이 서비스 안정성 논란이 계속될 경우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경우 메타의 추락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메타는 이미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이다. 메타가 발표한 올 3분기 매출은 277억1000만 달러(39조3482억원), 순이익은 44억달러(6조2480억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매출은 290억1000만 달러에서 4% 이상 줄었고 순이익은 92억 달러에서 절반도 안 되게 급감했다. 애플이 지난해 사용자 정보 보호 정책을 강화한 이후 이용자 데이터 수집이 불가능해지면서 광고 사업에 타격을 입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된다.
신사업이 부진했고 페이스북 이용자도 감소세다. 메타버스 사업을 포함하고 있는 리얼리티 랩 부문의 매출은 2억8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손실은 26억3000만 달러에서 36억7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설상가상 메타버스 사업의 손실은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지난달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합산 국내 MAU(월간활성이용자)는 1062만2962명을 기록했다. 이는 아이지에이웍스가 양대 앱 마켓 합산으로 모바일인덱스 분석을 시작한 2020년 5월의 1487만910명과 비교하면 28.5% 넘게 줄어든 수치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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