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겪은 포스코그룹, 3조원 규모 국제중재 승소로 모처럼 '활기'

ICC, 22억800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에서 포스코건설 승소

태풍 힌남노와 경북 포항시 냉천 범람으로 큰 피해를 겪은 포스코그룹이 포스코건설발(發) 3조원 규모의 국제중재 승소로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함께 2002년부터 인천 송도신도시(조감도) 개발에 나섰던 게일사는 2018년 포스코건설과 결별하고, "포스코건설이 새로운 파트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합작계약서를 위반했다"며 ICC(국제상업회의소)에 22억8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ICC는 지난달 28일 게일사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파격적인 포스코건설 승소 판정을 했다.

ICC는 포스코건설이 합작계약서 내용을 위반한 것이 없고, 오히려 게일사가 송도사업 지연에 책임이 있을 뿐 아니라 포스코건설이 게일사를 대신할 파트너를 선정하는 과정도 정당했다고 판정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부담해야 할 수백억 규모의 중재 비용도 게일사가 포스코건설에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함으로써 포스코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중재로 송도사업 지연에 따른 책임이 게일사에 있고 게일사에서 글로벌 전문 투자회사인 ACPG사, TA사로 파트너를 변경하는 과정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됨에 따라 게일사와의 악연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손해배상금액이 3조원이 넘는 국제중재여서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도 재무적 부담과 미래 경영 불투명을 해소하게 돼 포항 냉천 범람 피해 복구에 집중한 그룹 임직원의 사기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지난 9월 공장 대부분이 침수됐던 포항제철소는 임직원들이 복구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협력사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3후판공장 복구를 완료하면서 2·3전기강판, 1냉연, 1열연, 1선재 등 총 6개 압연공장이 재가동에 들어가 포항제철소 주력 제품인 전기강판, 냉연박물(薄物), 선재, 후판 제품에 대한 수급 차질 우려도 해소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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