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오늘] '사상적 무기' 노동신문 창간 77주년…최고지도자 각별한 애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혁명군대가 위력한 무기를 가져야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당이 당보와 같은 예리한 사상적 무기를 가져야 혁명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조선노동당 당보(黨報)인 '정로'(正路·현 노동신문) 창간호를 펼쳐 든 김일성 북한 국가 주석은 회상에 빠진 듯 잠시 아무 말 없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노동신문의 기본의무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해설하고, 사회와 인간을 혁명적으로 개조하며, 노동당의 조직 강화와 유일사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혁명군대가 위력한 무기를 가져야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당이 당보와 같은 예리한 사상적 무기를 가져야 혁명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77년 전인 1945년 11월 1일. 조선노동당 당보(黨報)인 '정로'(正路·현 노동신문) 창간호를 펼쳐 든 김일성 북한 국가 주석은 회상에 빠진 듯 잠시 아무 말 없다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김 주석은 "인민대중에게 당의 노선을 잘 알려주고 그들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것이 당의 중요한 임무"라며 제호를 '정로'로 정할 정도로 당 기관지 발행에 심혈을 기울여 창당 22일 만에 당보를 창간했다.
제호는 북조선공산당과 조선신민당이 합당된 직후인 1946년 9월 노동신문으로 변경됐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기관지이지만 사실상 일당 독재 체제인 북한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신문으로 인정받고 있다. 노동신문 창간일인 11월 1일은 1970년부터 '출판절'로 제정돼 기념되고 있다.
노동신문의 기본의무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해설하고, 사회와 인간을 혁명적으로 개조하며, 노동당의 조직 강화와 유일사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지면은 자체 기사나 국영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인용 기사와 논설, 사설 등 6면으로 구성되며 중요 행사가 있을 때 8~10면으로 발행되기도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나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관련 기사가 통상 1면에 실리며, 최고지도자의 이름이나 교시 내용을 인용하는 경우 다른 글자보다 눈에 띄도록 크고 진하게 표기한다.
하루 발행 부수는 150만부로 알려졌으며 철저한 검열을 거쳐 국가기관이나 당원에 한정해 배포된다.
2011년 4월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며 이듬해 1월 영어와 중국어 페이지를 개설해 해외 선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부가 접속을 차단해 직접 열람이 불가능하다.
노동신문 창간 77주년을 맞아 북한 언론인들은 김정은 위원장과 당에 대한 충성심을 표출했다.
노동신문 허명숙 부주필은 "영광의 날에나 시련의 날에나 당과 운명을 같이하고 당에 힘과 기쁨을 드린 당보의 자랑스러운 바통, 충성의 일편단심의 바통을 꿋꿋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체제 선전에 앞장서고 주요 현안 발생 때 사설 등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신문 기자들은 무상 의료와 자녀 무상 교육, 지방 이동 때 교통편 우대, 전국 휴양소 휴가 제공 등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노동신문에 대한 최고지도자들의 애정도 각별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평양 보통강 기슭에 준공된 호화 주택지구 '보통강강안다락식주택구'의 새집을 노동신문 동태관 논설위원 등에게 선사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 일과를 노동신문을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며 자신의 방에 노동신문을 보는 김 주석 사진을 걸어두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권위주의적 체제인 북한 정권은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고, 독립적인 언론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5월 3일 발표한 '2022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 따르면 북한은 100점 만점에 13.92점을 받아 최하위인 180위를 기록했다.
harriso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잘못을 고백합니다"…'비빔대왕' 유비빔씨, 돌연 가게 접기로 | 연합뉴스
- 경찰서 유치장서 40대 피의자 식사용 플라스틱 젓가락 삼켜 | 연합뉴스
- 은평구서 30대 아들이 70대 아버지 살해…긴급체포 | 연합뉴스
- 지하 벙커 물 채워 감금…"13시간 남았어" 지인 가혹행위한 40대 | 연합뉴스
- 9살·10살 자녀 둔 30대 엄마 뇌사 장기기증으로 6명 살려 | 연합뉴스
- '머스크가 반한' 사격 김예지, 테슬라 앰배서더 선정…국내 최초(종합) | 연합뉴스
- 김남국, 文 전 대통령에 "신선놀음 그만하고 촛불 들어야" | 연합뉴스
- 北 억류된 선교사 아들 "결혼식에 아버지 오셨으면" | 연합뉴스
- 트럼프 "여성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보호"…해리스 "여성 모욕"(종합) | 연합뉴스
- '이강인에 인종차별 발언' PSG 팬, 서포터스 그룹서 영구 제명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