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대탈출, 정저우 아이폰공장서 무슨 일 있었길래(종합)

박형기 기자 2022. 11. 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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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성도 정저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로나19 검진을 실시한 모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세계 최대의 아이폰 생산 기지인 중국 허난성 성도 정저우의 폭스콘 공장에서 코로나19 봉쇄를 견디다 못한 직원들이 대거 탈출하고 있어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공장을 탈주한 노동자들이 짐 가방을 싸들고 고속도로 갓길을 따라 걸어가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오는 등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대탈주가 벌어지고 있는 것.

폭스콘을 탈출한 노동자들이 고속도로 갓길을 걷고 있다. - 유튜브 갈무리

이들의 탈출행렬이 계속되면 아이폰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애플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은 물론 시진핑 국가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폭스콘 공장, 사람 살 곳 아니다” : 노동자들은 왜 대탈주를 감행하고 있는 것일까?

블룸버그통신이 한 탈주 노동자에게 마이크를 들이댔다. 폭스콘에서 근무하던 동모(20)씨는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이 두려워 공장을 탈출, 40km를 걸은 끝에 인근 마을에 도착해 버스편을 이용,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정저우에서 코로나가 번지가 폭스콘은 공장에 이른바 ‘폐쇄 루프’를 설치하고 제작을 독려했다. 폐쇄 루프는 노동자의 출퇴근이 금지되는 등 외부와 차단한 채 생산을 하는 방식이다.

정저우의 폭스콘 아이폰 조립공장에는 약 20만 명의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20만 명의 노동자가 폐쇄 루프에 갇혀 조업을 했던 것이다. 노동자들이 오랫동안 폐쇄된 공간에 머물자 하나둘씩 코로나에 감염되기 시작했다.

동씨는 “동료들이 코로나에 감염되기 시작한 것은 물론 음식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회사는 빵을 제공했지만 매끼 빵을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는 폐쇄 루프가 시행되기 전에는 기숙사 식당이나 공장 인근의 식당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지만 폐쇄 루프 시행 후에는 기숙사로 빵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 “11명이 한 방 써, 감염에 취약” : 그는 특히 “정저우 공장에 20만 명이 근무하고 있어 기숙사를 11명이 함께 써야 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코로나에 걸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뿐 아니라 “기숙사의 복도는 쓰레기장으로 변했고, 화장실도 오물로 넘쳐 났다”며 “인간이 생활할 환경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탈출을 결심했다. 그러나 대중교통 수단이 없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오전 8시에 남동쪽에 있는 카이펑 근처의 작은 마을을 목표로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까지는 약 40km였다. 그는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9시간이 걸렸다.

◇ 주민들도 ‘제로 코로나’ 반감 대단해 : 그는 그 과정에서 인근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일반 주민들도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는 "주민들이 고생한다며 물과 음식을 공짜로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오후 4시께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는 “그는 마치 악몽을 꾼 것 같다"며 "다시는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폭스콘은 현재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탈출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동씨 같은 탈출자가 급증하자 공장에서 인근 시내로 갈 수 있는 버스 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폭스콘 노동자들이 회사가 제공한 버스를 타고 있다. - 위챗 갈무리

◇ 노동자 대탈주로 주변 지역도 비상 : 폭스콘 노동자들의 대규모 탈주로 주변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근 도시들은 폭스콘 공장을 떠나 귀향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이송·격리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인근 도시들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폭스콘 노동자들이 고향 당국에 사전 보고를 하면 준비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고 고향에 도착하면 격리를 할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는 것.

◇ 아이폰 생산량 30% 급락할 것 : 노동자들의 대탈주가 벌어지자 로이터통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생산 차질로 11월 아이폰 생산량이 30%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연말이 아이폰 성수기이기 때문에 애플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폭스콘은 정저우 공장 생산 차질을 보완하기 위해 선전 공장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지만 역부족이다. 정저우가 전세계 아이폰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악재로 지난달 31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1.54% 하락했다. 만약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애플의 주가는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애플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봉쇄, 관람객들 갇혀 : 이에 비해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봉쇄를 감행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예방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발표 당시 공원 내에 있던 모든 방문객은 바이러스에 대한 음성 테스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조치를 취했다.

10월 31일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갇혀 있는 시민들. 상하이 디즈니랜드측이 코로나를 이유로 업장을 폐쇄하면서 관람객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현재 공원 내에 몇 명이 머물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함구하고 있다.

앞서 디즈니랜드는 지난해 11월에도 공원을 갑자기 폐쇄하면서 당시 공원에 있던 약 3만 명의 관광객들이 코로나 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원에 갇혀 있어야 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폐쇄돼 시민들이 공원 안에 갇힌 데 비해 정저우 폭스폰 공장은 노동자들이 대거 공장을 탈출하는 등 중국 코로나 방역이 극심한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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