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 부회장, 1兆 투자해 英 리테일테크 ‘오카도’와 협력... “유통 1번지 도약”
로봇·AI 갖춘 스마트 물류 솔루션 도입... 2030년까지 1조 투자
2024년 자동화 물류센터 첫 개점... 2032년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서 매출 5조원 목표
롯데쇼핑이 ‘유통 1번지’ 도약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1일 롯데쇼핑은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e-Grocery)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Ocado Smart Platform)을 도입해 온라인 그로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6개의 자동화 물류센터(CFC·Customer Fulfillment Centre)를 개설하고, 2032년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된다는 포부다. 그로서리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상품군인 만큼 해당 시장의 선점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도 담았다.
◇'유통 1번지’ 비전 내놓은 김상현, 그로서리에서 답 찾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가 된 김상현 부회장이 지휘한 첫 프로젝트다. 롯데쇼핑의 첫 외부 출신 총괄대표로 선임된 김 부회장은 지난 7월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뉴 비전을 수립하고, 기존의 유통 채널별 포트폴리오 관리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과 ‘그로서리’라는 주제 아래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고객 경험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P&G, 홈플러스, 홍콩 DFI리테일그룹 등에서 일하며 그로서리의 중요성을 터득한 김 부회장은 지난 6개월간 직접 오카도와 협력하고 파트너십 계약까지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영국에서 설립한 오카도는 ‘매장 없는 온라인 슈퍼마켓’ 업체로 시작, 첨단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배송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최고 온라인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연 매출액은 24억990만파운드(약 4조원)이다.
최근에는 수요 예측부터 자동화 물류센터에서의 피킹(집품)과 패킹(포장), 배송, 배차에 이르는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통합 솔루션 ‘OSP’ 사업을 진행 중이다.
OSP는 자체 개발한 로봇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유통업체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오카도는 식품 폐기물 0.4%를 실현했다. 국내 대형마트(3%)와 슈퍼마켓(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앞서 미국 크로거, 캐나다 소베이, 호주 콜스, 일본 이온 등 9개국 11개 업체도 이 솔루션을 도입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역량은 이미 갖춰진 만큼 아직 강자가 없는 온라인 그로서리 분야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오카도와 협력하게 됐다”라며 “빠르게 인프라를 갖춰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들 방침”이라고 했다.
◇로봇과 AI가 이끄는 물류센터, 2030년까지 6개 개설
롯데 측은 국내에서 큰 성장이 예상되는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오카도의 시스템을 통해 ‘그로서리 1번지’가 된다는 구상이다. 작년 말 기준 국내 그로서리 시장은 약 135조원 규모,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의 OSP 도입 및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CFC 부지 및 건축 비용, OSP 이용 수수료를 지불하고, 오카도는 CFC 내 자동화 풀필먼트를 위한 하드웨어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형태로 협력한다.
2025년 서울과 부산에 각각 CFC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의 CFC를 열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2년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5조원 매출을 달성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OSP 도입을 통해 상품 변질,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해오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CFC를 통해 적재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기존보다 2배 이상 늘어나고, 매일 1시간 간격으로 33번의 배송이 이뤄짐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주문한 물품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오카도가 영국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슈퍼마켓의 경우 정시 배송 및 장바구니 정확도가 97%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체결식에는 김상현 롯데 유통군 부회장, 팀 슈타이너 오카도 그룹 최고경영자(CEO), 루크 젠슨 오카도 솔루션 CEO 등이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함께 자리에 참석해 격려했다.
김 부회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인 오카도와 손잡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온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롯데 유통군이 그로서리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팀 슈타이너 CEO는 “롯데와 오카도의 파트너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이커머스 시장에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롯데가 오카도와 함께 혁신적인 글로벌 리테일 유통업체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학영재교육 갈림길]② 의대 준비하러 대학 일찍 간 과학영재들, 조기진학제 손 본다
- [단독] 삼성전자, P2·P3 파운드리 라인 추가 ‘셧다운’ 추진… 적자 축소 총력
- [단독] 서정진 딸 관련 회사 과태료 미납, 벤츠 차량 공정위에 압류 당해
- [단독] ‘레깅스 탑2′ 젝시믹스·안다르, 나란히 M&A 매물로 나왔다
- “트럼프 수혜주”… 10월 韓증시서 4조원 던진 외국인, 방산·조선은 담았다
- 가는 족족 공모가 깨지는데... “제값 받겠다”며 토스도 미국행
- 오뚜기, 25년 라면과자 ‘뿌셔뿌셔’ 라인업 강화… ‘열뿌셔뿌셔’ 매운맛 나온다
- [인터뷰] 와이브레인 “전자약 병용요법 시대 온다… 치매·불면증도 치료”
- ‘꿈의 약’ 위고비는 생활 습관 고칠 좋은 기회... “단백질 식단·근력 운동 필요”
- 위기의 스타벅스, 재택근무 줄이고 우유 변경 무료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