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소양함' 일본 도착… '욱일기' 논란 극복할까
"일본 함정 쪽에 경례해도 과도한 비난 없었으면…"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제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우리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과 장병들이 1일 일본에 도착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우리 해군의 이번 관함식 참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일 간 안보협력 강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관계 개선 도모'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진해해군기지를 출발한 소양함(1만1000톤급)은 이날 낮 12시쯤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항에 입항했다. 대령을 지휘관으로 하는 소양함 승조원 137명은 당초 이날부터 5일까지 다른 관함식 참가국들과의 친선·교류활동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지난 주말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기간을 이유로 관련 행사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번 관함식은 오는 6일 오전 가나가와현 사가미(相模)만 일대에서 진행된다. 관함식 행사에선 일본 해상자위대와 우리 해군뿐만 아니라 호주, 프랑스, 캐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파키스탄, 싱가포르, 태국, 영국, 미국 등이 함정이 해상사열을 한다.
우리 해군은 이번 관함식 본행사에 이어 6~7일 일본 도쿄만 일대에서 진행되는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수색·구조 훈련(SAREX)에 참가한 뒤 10일쯤 귀항할 예정이다.
일본 측은 이외에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3일까지를 '함대 주간'으로 정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십'(함정 개방) 행사도 진행 중이다. 호주와 캐나다, 인도, 뉴질랜드, 파키스탄,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관함식 참가 함선들도 이 기간 함정 개방 행사를 한다. 그러나 우리 소양함은 함정 개방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군 당국은 우리 해군의 이번 관함식 참가가 일본 해상자위대뿐만 아니라 다른 우호국 해군과의 협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번 관함식에 참가하는 다수 국가 해군에서 우리 측의 참가를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내에선 여전히 이번 관함식 참가에 반대하는 여론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사용하는 공식 깃발이 우리에겐 '일본 제국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욱일기' 문양으로 돼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각국 함선들은 주최국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주최국 주빈이 탑승한 '좌승함'을 향해 '대함(對艦) 경례'를 한다. 즉, 이번 일본 관함식에선 우리 해군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탄 함선에 '대함 경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치 '욱일기'를 향해 경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단 것이다.
그러나 군 소식통은 "일본 함정 쪽으로 경례한다고 해서 일본 제국주의를 인정한단 의미는 결코 아니다"며 "우호와 친선, 축하의 자리에서 주빈에게 예우를 갖추는 행동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해군 장교 A씨도 "관함식은 해군 외교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번 관함식 참석 여부를 고민했으나, 일본 측에선 우리가 참석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안다. 우리 측이 감정을 앞세워 불참을 통보했다면 국내 정치적 목적 외에 대외적으론 공감대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에서도 우리 해군의 이번 관함식 참가 관련 여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 내 일각에선 당초 자국이 정한 관함식 참가 여부에 대한 회신 기한(10월12일)을 보름이나 지나서야 우리 해군이 참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이를 받아들인 데 대한 불만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일본 언론인 B씨는 "일본엔 윤석열 정부가 '친일'(親日)이란 한국 야당의 비판에 동의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그에 반해 '반한'(反韓) 감정을 가진 사람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고 말했다.
다만 B씨는 "북한과 중국 때문에 혼란스러운 동아시아 안보상황에서 한일 간 연대가 소중하고, 그런 관점에서 행사가 무사히 끝나 양국 관계가 좋아지길 기원한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일단 이번 관함식 참가와 관련한 '욱일기' 논란은 정면 돌파하기로 했으나, 내부적으론 "앞으로도 일본과의 행사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욱일기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반감이 사라질 가능성도, 또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 게양을 포기할 가능성도 '제로'(0)에 가깝단 이유에서다.
예비역 해군 장교 C씨는 "이번에 일본에 간 전우들 중에서 애국심과 군인정신이 없는 사람은 단 1명도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들이 일본 함정 쪽으로 경례하더라도 국민들이 과도하게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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