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코요태·마이클 볼튼 등 공연 줄줄이 취소·연기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이태수 기자 =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오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로 예정된 주요 대중음악 콘서트가 줄줄이 취소됐다.
일정에 여유가 있어 예정대로 진행되는 일부 공연도 안전 관련 안내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주최자가 있는' 공연도 관련법과 매뉴얼 보완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공연 성수기 맞았지만…마이크 내려놓고 추모 동참
1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빚어진 참사로 국가애도기간과 겹치는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가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됐다.
장수 혼성그룹 코요태는 이달 5∼6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려던 전국투어 서울 공연을 내년 1월 7∼8일로 미뤘다. 주최 측은 관람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예매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취소나 환불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수수료 없이 돈을 되돌려주기로 했다.
가수 백지영도 오는 5일 전국투어 청주 공연을 취소했고, 장민호는 4∼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단독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백지영은 소속사 트라이어스를 통해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 마음이 많이 슬프다"며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애도를 전한다. 관객 여러분께는 정말 죄송하다. 깊은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성시경은 다음 달 23∼25일 연말 콘서트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는 하지만, 추모의 마음을 담아 티켓 예매 일정을 연기했다. 주최 측은 당초 4일 오후 8시에 일반 예매를 시작하려 했지만, 국가애도기간 이후인 10일 오후 8시로 6일 미뤘다.
가요계에서는 가을부터 연말까지가 공연 '대목'으로 불리지만 국가적 슬픔을 맞아 애도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국내 가수의 콘서트뿐 아니라 일부 내한 공연도 마찬가지다.
팝스타 마이클 볼튼은 이달 8∼9일 하려던 8년 만의 내한공연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공연 제작사 KBES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이 비통한 사고로 가슴 아파하는 이때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무대를 재현하는 'MJ 라이브 마이클 잭슨 트리뷰트 콘서트 코리아 투어'도 이번 참사로 서울 등 4개 도시 공연이 모두 취소됐다.
공연을 주최한 이광호 샹그릴라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서울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국가애도기간이 확정된 상태에서 내한공연을 강행하는 것은 양심적으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는 취지로 공연을 순연하고 내년에 일정을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연계, 안전 점검 강화…정부, 공연법·매뉴얼 보완 검토
이번 이태원 참사는 '주최자가 없는' 이벤트에서 빚어졌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음악 콘서트와는 결이 다르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이나 행사에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연 관련법과 매뉴얼 등에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현행 공연법 시행령에는 공연장이나 공연장 외 장소(1천명 이상 규모)에서 공연할 경우 운영자가 화재나 그 밖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관리인력 배치 등 재해대처계획을 수립해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게 돼 있다.
아울러 올해 7월 시행된 공연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공연장 운영자 등은 공연과 관련해 사망·부상 등 중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자체장에게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고, 지자체장은 문체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한다.
또한 재난안전기본법에 근거를 둔 공연장 안전 실무 매뉴얼과 문체부가 공연장 안전지원센터로 지정한 기관에서 만든 공연 안전 관련 행동 요령 매뉴얼도 마련돼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공연법이나 관련 실무 매뉴얼에서 보완하거나 강화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만약 관련법 시행령과 매뉴얼 개정이 필요하다면 지자체나 공연업계의 의견 수렴 절차나,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계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안전 관리를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국가애도기간 이후로 계획된 잭 화이트(11월 8일), 마룬파이브(11월 30일), 지오디(god·12월 9∼11일), 성시경(12월 23∼25일) 등의 콘서트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들 공연 역시 관객이 안전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스탠딩 공연의 경우 가수를 가까이 보려는 이들이 앞으로 쏠릴 우려가 늘 있다"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수시로 안전 요원 등을 통해 밀지 말 것과 자리를 지킬 것 등 안전 관련 메시지를 내보내고 안전에 더욱 각별히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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