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發 `탈탄소` 압박… 삼성·LG, 수출 장벽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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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소재 업체들에게 탄소배출량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전자 부품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열악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면 글로벌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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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확대 등 대응에도
글로벌 기준 현실화는 요원
반도체·패널 공급 차질 우려
애플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소재 업체들에게 탄소배출량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탄소중립'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전자 부품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열악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의 현실을 고려하면 글로벌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말 글로벌 주요 협력사들에게 온실가스 배출 문제 해결을 위해 탈탄소화에 대한 포괄적 접근을 요청하고 관련 내용을 자사 뉴스룸을 통해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애플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주요 제조 협력사들이 생산공정에서 100% 재생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탈탄소화 노력을 평가하고 매년 진척도를 추적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의 공급망 목록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 등 국내 주요 전자·부품업계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전자업계는 최근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전장 등 신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데, 완성차 업계 역시 친환경에 대한 기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가입을 비롯해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현실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신환경경영전략'을 공개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력 사용량이 많은 반도체 산업의 특성 상 국내 생산라인에서 당장 단기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외 온실가스 배출량은 1740만톤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한 바 있다.
최근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가 미국 기후환경단체인 스탠드어스와 함께 전 세계 전자제품 브랜드와 공급업체의 기후위기 대응 성과를 분석하고 평가한 '온실가스 배출의 외주화'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대부분이 기후위기 대응 성과 평가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RE100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조차도 재생에너지 수요량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국내 기업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비교적 적은 편인 재생에너지 공급증명서(REC)에 의존하고 있는데 거래량이 많지 않아 구매 자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요구에 따라 RE100 가입과 탄소중립 실현이 점점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이에 대한 비용 상승과 기업 간 경쟁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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