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태원 참사’ 골목길에 무허가 건물 있었다… “도로 폭 좁아져 유동인구 수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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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해밀톤 호텔 옆 골목길에 무허가 건축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 중간에 있는 한 건물의 건축물대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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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입구 간판 구조물 튀어나와… 4m 골목 폭 좁아져 ‘병목’ 생겨
사고 현장 인근 술집·음식점 불법증축 흔적도
’관리·감독 주체’ 용산구청은 무허가 건물 파악 못 해
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해밀톤 호텔 옆 골목길에 무허가 건축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현장 인근 술집·음식점들은 길가를 침범하면서까지 영업을 했던 흔적들도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무허가 건축물과 불법건축물이 인도를 침범, 병목현상을 가속화시켜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감독 주체인 용산구청측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 중간에 있는 한 건물의 건축물대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에 대한 등기만 있을 뿐, 건축물 등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건물에는 의류를 판매하는 업체가 영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언제 지어졌는지 불법증축으로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건축물대장이 없는 건물일 경우 무허가 건축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관련 사건을 전문적으로 수임하는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건축물대장이 없을 경우 불법건축물일 확률이 높다”면서 “제대로 된 건물이면 건축물대장을 안 만들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무허가 건축물이 가뜩이나 좁은 골목길의 병목현상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은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쪽으로 기울어진 경사로다. 폭이 4m로 알려져 있지만, 중간 지점부터는 무허가 건물을 기점으로 좁아진다. 무허가 건물 입구에 붙어있는 간판 구조물이 길가로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길로 통하는 길에 위치한 술집·음식점 등에서도 불법증축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다수 발견됐다. 한 술집은 입구 면에 설치된 레일을 이용해 취식 장소를 길가까지 늘릴 수 있도록 영업장을 개조한 상태였다. 해당 술집이 들어선 건물은 현재 불법증축이 적발돼 위반건축물로 등재된 상태다. 또 다른 주점도 건물 밖으로 철골과 시멘트를 이용해 구조물을 만들어 지도상에서 표시된 건물 구역보다 훨씬 많은 면적을 사용하고 있었다. 영업할 수 있는 공간을 10평 가까이 늘린 것이다. 이 건물은 2013년 여섯 차례에 걸쳐 불법증축을 하다 적발된 바 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불법건축물은 건물의 방향·위치·규모 등에 대한 도시계획적인 지침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며 “불법건축물이 도로 안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도로 폭이 좁아져 유동인구를 수용하지 못한 것이 참사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발생 지점 바로 옆에 인접한 해밀톤호텔도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로 등재됐다. 해밀톤호텔은 사고 당일에도 본관 뒤편에 17.4㎡(약 5.2평)짜리 주점을 불법증축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감독 주체인 용산구청은 무허가·불법 건축물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용산구청은 ‘무허가·불법 건축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조선비즈의 질의에 “답변이 어렵다”고 전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1980년 이전에 무허가로 지어진 건물 중 양성화 과정을 거친 경우에는 건축물대장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어떤 건물이 (도로를 침범해) 툭 튀어 나와 있다면 불법 건축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구청에 적발돼도 철거하고 다시 짓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음식점의 경우 영업에 그 공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세를 내줄 때 그런 공간을 활용해야 임대료를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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