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지 못한 연패, 그래도 KCC가 얻은 수확 ‘이승현의 부활’

전주 KCC 이승현이 지난달 3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경기에서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KBL 제공

큰 기대 속에서 시즌을 출발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적잖은 우려를 드러냈던 프로농구 전주 KCC의 이승현(30)이 개막 7경기 만에 시즌 첫 20득점에 성공하며 활짝 웃었다.

이승현은 지난달 3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22점을 올렸다. 22점은 KCC 이적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비록 팀이 SK에 69-75로 패해 3연패에 빠지면서 빛이 바랬지만, 부진을 끊어내는 활약 만큼은 주목하기 충분했다.

이승현은 이날 SK전 직전까지 6경기 중 4경기에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다. 평균 득점이 고작 8.7점 밖에 안됐다. 수비와 궂은 일에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이승현은 수비전문선수가 아니다.

이승현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허웅과 함께 KCC로 이적했다. FA 최대어 2명이 모두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이들이 펼칠 시너지 효과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승현은 비 시즌 동안 발목 부상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은 후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쏟으면서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적었다. 체력은 부족했고, 슈팅 밸런스마저 무너졌다. 같이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7억5000만원에 계약한 허웅이 평균 17.4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인 것과 대조를 보였다. 이승현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KCC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그랬던 이승현은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달랐다. 전반에는 6점에 그쳤으나, 후반 들어 크게 달라졌다. 총 11개의 슛을 던져 8개를 성공시키는 등 16점을 퍼부었다. 특히 3쿼터에만 10점을 몰아치며 3쿼터 종료 시점에서 57-57 동점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동안 슛이 잘 들어가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던 이승현은 SK전 직전까지는 경기당 평균 9.33개의 슛만 시도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17개로 두 배 가까이 더 슛을 던지며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고, 후반 모습만 놓고 보면은 자신의 밸런스를 완벽히 찾은 모습이었다.

이승현의 부활은 KCC 입장에서 중요하다. 허웅이 외곽에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는 가운데 이승현이 공수에서 조화를 이루고 우직한 플레이를 이어간다면 팀을 단단히 붙잡을 수 있다. 비시즌 준비가 완벽하지 못했기에 1라운드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경기력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건재한 허웅과 라건아에 이승현까지 부활한다면, KCC의 시즌도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