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엔 몰랐던 소중함···이용규 “고마운 후배들, 마지막 힘 내보자”[스경x인터뷰]

김은진 기자 2022. 11. 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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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용규가 지난 10월2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적시타를 치고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규(37·키움)는 지난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 MVP로 활약한 뒤 “19년 동안 야구하면서 한국시리즈를 한 번밖에 해보지 못했다”며 다시 한 번 그 무대를 밟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용규는 2009년 KIA의 통합 우승 멤버다. 이미 리그 안타왕에도 올라봤고 국가대표 외야수이자 KIA의 톱타자로 뛴 24살의 이용규는 우승 직후 최고참 이종범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다시 나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후 13년 동안 팀을 두 번이나 옮겼고 방출도 당했다. 도루왕도 했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두 번이나 하며 전성기도 누렸지만 산전수전을 겪었다. 많은 일이 있어도 꾸준히 야구를 잘 했지만 한국시리즈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올해 이용규는 데뷔 이후 가장 부진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1할대 타율(0.199)이 기록에 남았다. 그런데 가을야구에 나갔고 소원하던 한국시리즈 기회까지 맞이했다. 이용규는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다.

이용규는 “이렇게까지 안 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처음으로 ‘인내’를 배운 것 같다”며 “그런데도 후배들이 잘 뛰어준 덕분에 가을야구에 왔고 이렇게 한국시리즈까지 설 수 있게 됐다. 올해 힘들었던 부분을 한 방에 씻어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잘 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던 이용규는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선배가 필요한 이유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필요할 때 꼬박꼬박 희생번트를 정확하게 대주고, 후배들보다 더 악착같이 달리고, 원정 팬들로 가득한 경기에서 위축되던 후배들을 모아놓고 힘을 불어넣어 키움의 놀라운 힘을 끌어냈다. 부진한 성적에도 가을야구에 설 수 있게 만들어준 후배들에게 타율로는 설명할 수 없는 활약으로 보답하고 있다.

그렇게 기다렸던 야구인생 두번째 한국시리즈를 시작하며 이용규는 후배들에게 다시 마음을 전했다.

이용규는 “한국시리즈 다시 한 번 나가기만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올라오니 또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웃으며 “내가 어릴 때 그랬듯이 후배들도 이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후회 남지 않도록 이 무대를 충분히 즐기고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힘도 들고 조금 위축될 수도 있겠지만 언제 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는 무대니까 생각은 단순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뛰자. 마지막 힘을 내보자”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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