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한국···광물 확보 위해 ‘배터리 동맹’ 꾸리는 주요국들

김상범 기자 2022. 11. 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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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이미지

정부와 국내 배터리 제조·소재 기업들이 1일 ‘배터리 동맹’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리튬·니켈 등 배터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같은 패권국의 보호주의 행보에 민·관이 함께 대응하자는 취지다.

친환경 탈것인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운송·저장 핵심 수단인 배터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기업과 기업이, 또는 기업과 정부가 서로 손잡는 ‘합종연횡’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유럽이다. 지난 2017년 유럽연합(EU)은 ‘유럽 배터리 동맹(EBA)’을 설립했다.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이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그 의존도를 줄이고 EU 회원국과 기업 사이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취지다. EU 집행위원회가 주도해 유럽투자은행(EIB)과 회원국 사이의 산학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다.

BMW·르노·볼보 등 굵직한 자동차 기업을 비롯해 정부·기업·대학·연구소 등 500개 이상의 기관이 EBA에 속해 있다. 배터리 원료, 핵심소재, 배터리 셀, 배터리 팩·시스템, 저장장치, 재활용성 분야 등 총 70개의 프로젝트가 EBA의 지원을 받고 있다. EBA의 지원과 감독 아래 유럽 지역에서 직접 배터리 원자재를 채굴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독일의 라인강 상류 지역을 비롯해 체코·오스트리아·포르투갈·스페인·핀란드 등지에서 리튬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배터리 공급망 확보는 “중국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 전략적인 산업”이라는 게 EBA를 비롯한 EU 회원국과 배터리업계의 입장이다.

미국도 최근 배터리 유관 기업들 사이의 연대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5월 주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관련 회사의 연합체인 ‘미국 배터리 독립연합(CABI)’가 출범한 것이 대표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와 폼에너지·앨버말코퍼레이션 등 배터리 업체들이 모였다.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의 확보·처리·정제, 부품·팩 제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CABI는 전기차·배터리 산업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정책지원과 의회의 세제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국방물자조달법’의 적용을 받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발간한 ‘과학기술·정보기술(ICT) 정책기술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경쟁에서 한국과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일본도 지난해 4월 배터리 공급망 협회(BASC)를 발족했다. 닛산·스미토모금속광산·파나소닉·토요츠리튬 등 자동차, 배터리, 소재기업 55곳이 포함됐다. 리튬·코발트·니켈 등 배터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 정책 권고안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EU가 배터리 생산·폐기·재활용 등 전 주기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배터리 여권제’을 도입한 것처럼, 이 협회도 지난 4월 ‘일본식 배터리 이력 추적관리 플랫폼’ 구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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