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걱정하던 세계, 룰라 당선에 반색···“룰라, COP27 참석에도 관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 세계 환경주의자들과 환경을 중시하는 지도자들, 지속가능 투자자들이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환경 규제 조치를 무력화하고 아마존 개발을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해 전 세계 환경단체들과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올해 상반기 아마존 산림 파괴율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약 4000㎢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내년 1월1일 출범하는 룰라 정부는 불법 벌채와 채굴, 불법 토지 점유 등 지난 4년간 아마존을 파괴해온 행위들을 근절할 방침이다. 룰라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당선 확정 후 연설에서 “브라질은 기후위기와의 싸움에서 다시 리더십을 발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브라질과 지구는 살아 있는 아마존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룰라 당선인의 1차 집권기에 환경부 장관을 지낸 마리나 시우바 의원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당선인이 이번 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대표단을 파견함으로써 새 정부의 이 같은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당선인 캠프의 외교정책 고문 셀수 아모링은 룰라 당선인의 COP27 참성과 관련해 “당선인이 관심이 있다”면서 “정확한 날짜와 성사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오픈소사이어티재단의 중남미 국장 페드로 아브라모바이는 워싱턴포스트에 “새로운 것은 룰라 당선인이 기후와 아마존을 경제적 자산이자 지난 4년간 단절됐던 국제무대에 복귀할 수단으로 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노르웨이 정부는 아마존 보호를 위한 기금 지원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에스펜 바스 에이드 노르웨이 기후·환경부 장관은 이날 룰라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아마존 보호를 강조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과거 두 나라의 긍정적인 협력 재개를 준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당선인 측과 연락하고 싶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아마존 보호를 위한 ‘아마존 기금’ 최대 공여국으로, 기금 용처를 두고 보우소나루 정부와 충돌한 끝에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보우소나루 대통령 시기의 아마존 파괴 조치를 되돌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브라질 비정부기구 기후관측소의 마르시우 아스트리니 사무국장은 “하루아침에 환경정책을 뒤집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파괴한 환경범죄 대응 기구들을 복원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파 정당들이 장악한 적대적인 의회 환경도 룰라 당선인의 환경보호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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