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경련 신호…월가·워싱턴 정가 긴장하는 이유

신기림 기자 2022. 11. 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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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깊고 폭넓은 유동성을 자랑하는 미국 국채시장에서 미세한 경련 신호가 켜지며 뉴욕 월가와 워싱턴 정가가 긴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진단했다.

그런데 미국이 40년 만에 최고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미 국채시장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도 미 국채를 매수하고 있지만 해외 국가가 미 국채 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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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진단 "금리 상승에 매수 유동성 고갈 위험"
미국 달러 지폐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에서 가장 깊고 폭넓은 유동성을 자랑하는 미국 국채시장에서 미세한 경련 신호가 켜지며 뉴욕 월가와 워싱턴 정가가 긴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진단했다.

미 국채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떠 받치는 핵심 주춧돌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유동성의 깊이와 폭이 막대하다. 미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세계의 돈을 흡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미국이 40년 만에 최고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미 국채시장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 국채금리가 너무 오르며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가격이 떨어져 매수 유동성이 줄어들 신호가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당장 즉각적 위협은 없다. 하지만 미 국채시장은 최근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해졌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금리)은 연초 1.5%에서 3.8%로 치솟았다.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저금리의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현재 발행되는 국채는 과거보다 높은 금리를 약속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유통되는 저금리의 국채를 사려는 매수자가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매수자가 줄면 가격이 떨어지고 다른 자산으로 파급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월가 금융전문가들은 WP에 경고했다. 국채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매도가 심하고 투자자들은 일종의 위험 프리미엄으로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된다. 그러면 국채금리에 연동되는 다른 금융상품들의 가격도 더 오르게 된다. 결국 미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금융컨설팅업체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국채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면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그러면 신용카드부터 자동차와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미국인들의 생활 수준은 떨어지고 경제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또 최근 영국 국채 시장에서 발생한 발작적 매도가 미 국채 시장에서도 일어날 개연성도 있다. JP모간체이스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보고서에서 "구조적 (매수) 수요의 부족"을 지적했다. 재무부의 재닛 옐런 장관 역시 이달 블룸버그뉴스와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장 유동성의 부족"할 위험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국채시장에 들어와 과도한 공급물량을 흡수할 수 있다. 옐런 장관은 "누가 미 국채를 살지를 묻는다면 미 국채는 매우 매력적인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미 국채를 사려는 투자자들은 넘쳐난다고 미 재무부의 고위 관리는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일본을 비롯한 해외 국가들도 미 국채를 매수하고 있지만 해외 국가가 미 국채 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일본이 미 국채를 매입하지 않아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유동성이 96%에 달한다는 얘기다.

미 국채금리가 오르며 재앙적 수준은 아니더라도 경제와 정부에 피해를 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국채금리가 올라 돈이 국채로 흘러 들어와 기업 투자에 필요한 회사채와 같은 더 생산적 분야로 덜 투입될 수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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