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수혜주 논란… “벌 받는다” vs “감정과 주식은 별개”
일부 주식 투자자 커뮤니티에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주가가 뛸 가능성이 있는 수혜주를 추천하는 글들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대규모 인명 피해로 많은 사람이 아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수혜주를 언급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일부 주식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참사로 관련주 부각’ ‘이태원 사망자 발생, 관련주가 반응을 보인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참사 발생 이틀 만이다.
해당 글들은 이태원 참사 수습과 추후 제도 개선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심장 제세동기나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 제조 업체, 구급차 등 의료용 특수차 제조 업체, 군중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CCTV 관련주 등을 언급했다.
언급된 종목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참사 이전 일주일간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도했던 종목이 순매수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회적 참사를 당했는데 ‘수혜주’를 따지는 건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른바 ‘이태원 관련주’로 지목된 한 업체의 종목 토론 게시판에 한 회원이 “이건 진짜 매수하면 벌 받는다. 이런 슬픈 일에 주가로 장난을 치나”라는 글을 썼다.
다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돈 벌려고 주식하지만 사람인데….어떻게 이태원 사고에 관련주 물어볼 수가 있냐”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반면 “참사로 인한 슬픔과 주식 분석은 별개”라는 반박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댓글로 “우크라이나 전쟁 났을 때도 전쟁 관련주가 올랐다”며 “감정 집어넣을 거면 주식하지 말라”고 했다.
주식 전문가들은 사건·사고 뉴스와 함께 바로 추천글이 올라오는 이른바 관련주들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애널리스트는 “윤리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구체적 근거 없이 일종의 ‘떴다방’ 식으로 오르는 종목은 곧 다시 주가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람들에게 매수를 추천하고 자신들은 파는 이른바 ‘세력’이 없는지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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