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100일] 이재호 연수구청장 “인천시, 대형사업비 보조율 높여 달라”
“구의 재정 고려하지 않은 분담비율 설정, 감당 어려워”
(시사저널=박준형 인천본부 기자)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은 최근 재정위기에 준하는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청소년수련관과 연수문예회관, 송도국제도서관 등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대형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재원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연수구가 청소년수련관과 연수문예회관, 송도국제도서관 건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국비 분담률 10~50%가 전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의 지방 이양으로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서 연수구가 투입해야 할 비용이 급증했다. 인천시는 재정운영 조례를 근거로 공공건축물 건립 보조율 30% 이상은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연수구는 당초 예상했던 10~50% 수준이 아닌, 70%를 구비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향후 청소년수련관과 연수문예회관, 송도국제도서관 건립에 필요한 비용은 776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연수구의 가용재원이 연간 약 7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구정운영조차 어려운 처지라는 게 이 구청장의 설명이다. 특히 이 구청장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지방 이양 결정 이전에 사업계획과 투자심사를 마쳤지만 이후 구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분담비율 설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송도국제도시 8공구에 예정된 복합문화시설 건립비 100억원도 개발주체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몫이라고 판단했다.
이 구청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수구는 과도한 분담비율 설정으로 인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체 재정의 긴축 운영과 함께 대형사업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긴축 재정과 함께 인천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형사업에 대한 시비 보조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재정위기에 준하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배경은.
"청소년수련관, 연수문예회관, 송도국제도서관 등 대형사업의 유지를 위해 부족한 사업비 확충이 선결과제라는 절박함에서 나온 선택이었다. 모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지방이양 결정 이전에 사업계획과 투자심사를 마쳤지만 이후 구의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분담비율 설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는 판단이다.
선제적인 외부 추가보조금 지원 없이는 해당 사업들의 추진이 어렵다. 긴축 재정과 함께 인천시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형 재정사업에 대한 시비 보조율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송도국제도시의 8공구 복합문화시설 건립사업비 100억원 역시 당연히 송도국제도시 개발주체인 인천경체청이 사업주체가 되거나, 사업비 전액을 지원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수구는 과도한 분담비율 설정으로 인한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체 재정의 긴축 운영과 함께 대형사업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연수구 3개 대형사업에만 향후 776억원이 들어가야 할 처지지만 한해 연수구 가용재원이 약 7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구정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현장행정 전담조직을 구성한 이유는.
"송도 신도심은 지속적인 인구유입으로 행정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도시관리기능 강화와 주민 현장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송도관리단 분리가 필요하다. 이에 구청장 후보시절 공약대로 지난달 송도관리단 확대 이전과 함께 민선 8기 구정운영 방향을 반영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송도관리단을 국장급(4급) 단장과 부단장(5급) 체제로 승격했으며, 6개 팀에 32명으로 인원도 두 배로 늘렸다. 본청에서 송도동 미추홀타워 17층으로 사무실도 이전했다. 일자리와 예산, 주민생활 밀접업무, 도시기반시설 업무 등을 우선 배치하고 행정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을 현장중심형으로 확대했다고 보면 된다. 저도 송도관리단에서 직원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첫 업무를 시작했고, 민원 접견과 함께 매주 2~3일씩 현장 업무를 볼 예정이다."
송도국제도시에 'K컬쳐월드'를 조성하겠다고 공약을 내놨는데.
"송도국제도시는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도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제는 경제자유구역을 넘어 문화예술자유구역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송도를 신한류의 메카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역동적인 환경 조성과 함께 문화와 예술을 송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가는 사업들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의 관문인 송도에 K-컬쳐월드를 조성하고, K-팝아레나와 음악연출 분수인 K-분수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 연수구의 동력이 될 K-컬쳐월드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공유했던 공약이기 때문에 조성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도 6·8공구 수변에 건립될 K-팝아레나는 2만석 규모로 K-팝 공연은 물론, 박람회와 축제, 스포츠 이벤트 등이 열리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키워 나갈 것이다.
여기에 원도심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들을 발굴해 함께 계승하고, 아카이브 작업 등 연수구만의 역사를 발굴 보존하고 지켜내는 사업들도 더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송도국제도시가 인구 20만명의 도시로 성장하면서 분구에 대한 요구가 거센 상황인데.
"인천시는 도시 발전과 인구 증가와 관계없이 2군·8구의 지방행정체계를 지난 27년간 사용해 왔다. 그동안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상황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이 추진하는) 행정체제 개편은 큰 틀에서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송도와 원도심으로 나뉘어 인구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연수구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분구 문제는 늦게라도 포함돼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변화 여건에 맞는 행정체제를 갖추는 건 너무나 당연하고, 이를 토대로 지역 발전을 지속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은 지방자치의 근본적인 목적이자 취지다.
여기에 분구로 인한 원도심 슬럼화를 막기 위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1기 신도시특별법에 연수구 포함 문제와 전체적인 도심재생 프로젝트 등이 선결 과제들이다. 부디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닌 오직 시민만을 위한 개편안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연수구의 신도시와 원도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해법은.
"전체 도심의 상향평준화를 위해 '원도심의 가치를 두 배로' 끌어 올리는 사업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내실 있는 도시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원도심의 가치를 높이고 신도심은 국제도시로서의 역량을 끌어올려 모두가 상생 발전하는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원도심과 송도가 조화롭게 융합하고, 구민 모두가 안전하면서도, 역동적인 도시, 다시 뛰는 생동감 넘치는 미래도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원도심은 노후화된 주택과 정체된 정주환경으로 30년이 지난 공동주택이 13개 단지 2000세대에 이르고, 25년 경과한 단지도 원도심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1기 신도시특별법에 연수구를 포함시켜줄 것을 국회와 중앙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기존 도심의 리빌딩 사업을 통해 원도심의 가치를 끌어 올리면 연수구 전체 부가가치의 균형 배분과 상생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옛 송도유원지 자리인 옥련동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이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옥련동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문제는 불법 컨테이너 등 지역사회에 끼치는 부작용은 물론, 역사성과 장소성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핵심 현안이다. 일단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에서 추진 중인 인천항 스마트오토밸리 조성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이전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인천항 스마트오토밸리는 남항 역무선 및 석탄부두 부지에 조성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최첨단 수출단지로, 현재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공모가 진행 중이다. 연수구의 신도시와 원도심을 이어주는 인천의 허파와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송도유원지는 1단계 공사 준공 시점인 2026년을 전후해 이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수구도 진행되는 상황들을 지켜보며 조속한 이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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