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러시아, 상종 못할 파시스트” 억만장자 국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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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억만장자가 조국을 완전히 버렸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은행 재벌 올레그 틴코프(54)는 이날 파시스트 국가와는 어울릴 수 없다며 국적 포기 사실을 알렸다.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뱅크' 창업자인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평화로운 이웃과 전쟁을 일으키고 무고한 사람들을 매일 죽이는 파시스트 국가와 결부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상종하기 싫다"며 국적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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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억만장자가 조국을 완전히 버렸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은행 재벌 올레그 틴코프(54)는 이날 파시스트 국가와는 어울릴 수 없다며 국적 포기 사실을 알렸다.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뱅크’ 창업자인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평화로운 이웃과 전쟁을 일으키고 무고한 사람들을 매일 죽이는 파시스트 국가와 결부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상종하기 싫다”며 국적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시민권 포기 신청이 승인됐음을 확인하는 증명서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틴코프는 “러시아 여권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은 나에게 부끄러운 일”이라며 “더 많은 저명한 러시아 기업인들이 나를 쫓아 푸틴 정권과 경제를 약화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그는 “푸틴의 러시아는 증오하나, 이 미친 전쟁에 분명히 반대하는 러시아인들 모두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 시간 후 틴코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무슨 이유에선지 삭제했다.
틴코프는 다른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유착하지 않고 세계적 금융업체를 키운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2006년 그가 설립한 틴코프 뱅크는 고객 2000만 명을 거느리며 국영 스베르방크와 VTB에 이은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난 2월 침공한 직후 영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틴코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신 나간 전쟁’이라고 부르며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살리면서 학살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출구를 마련해 달라고 서방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틴코프 뱅크는 그가 현재 틴코프의 임직원이 아니며 그룹 운영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며 거리를 둔 바 있다. 그는 2020년 틴코프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났다.
틴코프는 푸틴 비판 발언 후 러시아 정권의 보복으로 수십조원의 재산을 강탈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틴코프 은행의 주식 35%를 모두 시가의 3%에 불과한 헐값에 매각하고, 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지난 5월 미 일간 뉴욕타임스에 밝혔다. 지난해 런던증권거래소에서 틴코프가 보유한 틴코프 뱅크 지분 가치는 200억 달러(약 25조원)가 넘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부유한 러시아인으로 꼽히는 유리 밀러도 지난 8월 국적을 포기한 바 있다. 밀너는 지난달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와 내 가족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2014년 러시아를 완전히 떠났다. 그리고 올해 여름 우리는 러시아 시민권 포기 절차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고 공표했다. 그가 CEO로 있는 벤처투자사 DST글로벌는 관련 공지에서 “밀너의 개인 자산 97%는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 만들어졌다”며 러시아와 선을 그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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